“약가 48.2%까지는 감내…그 이하 감소 시 R&D·필수의약품 생산 위축”

입력 2026-03-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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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기인하 정책 산업 영향 분석 등 3대 공동연구과제 정부에 제안

노연홍 비대위원장 “산업 발전 골든타임, 정부 합리적 대안 마련해야”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에 대해 약가 인하 마지노선이 ‘48.2%’라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계는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고려해 일정 수준의 인하는 감내할 수 있지만 그 이하로 낮아질 경우 연구개발(R&D) 투자와 필수의약품 생산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약바이오 관련 단체들로 구성된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산업 공동 연구 추진을 공식 제안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특허 만료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을 기존 53.55%에서 40%대로 낮추는 약가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해당 안은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지만 업계는 산업 기반을 흔들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연홍 비대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현재 약가 산정률은 53.55%인데 여기서 약 10% 인하한 48.2% 수준까지는 산업계가 감내할 수 있다”면서도 “그 이상 내려가면 R&D 투자와 시설 투자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국내 제약사의 수익 구조를 근거로 과도한 약가 인하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산 전문의약품을 생산하는 상장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약 5% 수준이며 매출의 약 12%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10% 이상 약가 인하는 산업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약가 인하 폭이 더 커질 경우 R&D 투자 축소는 물론 필수의약품이나 퇴장방지 의약품 등 수익성이 낮지만 국민 건강을 위해 생산하는 의약품의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최근 국제 정세 변화도 산업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와 환율이 상승하면서 원료의약품 수입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약가 인하까지 동시에 추진될 경우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권기범 비대위 공동위원장(동국제약 회장)은 산업 투자 규모를 언급하며 정책 신중론을 제기했다. 권 위원장은 “2024년 기준 상장 제약사 167곳의 설비투자 규모는 약 2조6900억원, R&D 투자액은 4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매출의 20%가 넘는 수준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투자 확대를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지난해 247억달러(36조4500억원) 수출을 달성했다. 지나친 약가 인하는 투자 활동과 산업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약가 개편 가능성에 대비해 경영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윤웅섭 비대위 대외협력위원장(일동제약 회장)은 “약가 개편 논의 이후 신규 조직 신설이나 채용, 연구개발 예산 편성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정책은 단순히 이익 감소 문제가 아니라 사업의 지속가능성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약가 인하 정책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주요 연구 과제는 △국산 전문의약품 약가 인하가 국민 건강과 산업 구조에 미치는 영향 분석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증가 등 유통 구조 문제에 대한 제도 개선 △제약산업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 방안 마련 등이다.

비대위는 정부가 산업계의 공동연구 제안을 수용해 1년 이내 정책 대안을 도출하고 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정책 결정의 예측 가능성과 산업 현장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 위원장은 “제약산업은 국민 건강과 직결된 국가 전략 산업”이라며 “한국에는 41개의 국산 신약이 나왔고 그 중 30%가 최근 5년 사이에 개발됐다”며 “렉라자나 엑스코프리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신약이 나오고 있다.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다. 정책 결정이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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