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만 여는 게 아니다…북극항로發 ‘3종 인프라’ 시동 거나 [포스트워: 한국 新북방지도 ①]

입력 2026-03-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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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3-08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물류·공항·관광까지 확장 관측
러 북극연구소 선임 연구원 본지 인터뷰
“북극항로 둘러싼 새로운 접촉 정황”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 국면에 들어서면 유라시아 경제 지형도 다시 그려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북극과 러시아 극동은 에너지·광물·물류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북극항로(NSR) 시범 운항은 단순한 항로 개척을 넘어 항만·공항·관광·광물·에너지 등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의 북극항로 시범 운항이 단순한 항로 개척을 넘어 북극권 종합 인프라 전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북극항로 핵심 구간이 러시아 영해를 통과하는 만큼 향후 협의가 진행될 경우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 프로젝트와의 접점이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본지에 “물류, 관광, 항공 분야 등이 협력 가능 영역으로 언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 환경과 외교적 부담을 감안할 때 실제 사업화 단계까지는 상당한 조율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얼어붙은 관계 속에서도 경제적 실리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둘 필요는 없다는 인식도 감지된다.

러시아 측에서도 협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평가다. 러시아 북극 정책 전문가인 파벨 데뱌트킨 북극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극항로 개발과 연계한 양국 경제 협력 전망에 대해 “북극항로를 둘러싸고 새로운 접촉이나 사전 준비 성격의 움직임이 있다는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한 러시아 무역대표가 북극항로는 한국 참여에 열려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일례로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Rosatom)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협력이 개시될 수 있다고 밝혔다”면서 “주한 러시아 대사 역시 제재 환경 속에서 큰 진전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한국과의 협력에 대해 예비 단계에서 전문가 논의는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북극항로와 연계해 물류·항공·관광이 동시에 거론되는 배경에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물류는 항로 개설의 직접적 수혜 분야다. 북극항로가 본격화될 경우 극동 항만의 환적 기능 확대와 냉동·액화천연가스(LNG) 물류 인프라 수요가 늘어난다.

항공은 이를 보완하는 축이다. 인력과 장비 이동, 극동·북극 거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가 북극권과 극동지역 공항 현대화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러한 맥락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러시아는 2030년까지 전국 75개 이상의 공항을 현대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극동지역 대부분이 이번 개·보수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또 관광은 상대적으로 제재 민감도가 낮은 분야로 분류된다. 북극 크루즈, 극지 관광 등은 정치적 부담이 비교적 적어 단계적 접근이 가능한 영역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속초-블라디보스토크 카페리 항로는 최근 운항을 재개하고 관광상품을 출시하는 등 국제 정세 속에서도 관광 교류가 이어지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북극항로가 장기적으로 한국과 러시아의 해상·항공·관광을 연결하는 복합 교통·물류 회랑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항로가 열리면 물류가 움직이고, 이를 연결하는 항공 인프라가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관광 수요까지 흡수하는 구조다. 제재 환경이 완화될 경우 확장 여지가 가장 큰 영역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관건은 속도와 형식이다. 북극항로가 일회성 시범 운항에 그칠지, 아니면 러시아 극동과 연결된 복합 인프라 전략으로 확장될지는 국제 제재 환경과 외교 지형 변화에 달려 있다. 얼어붙은 항로 위에서 기회와 리스크가 동시에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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