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2조 멈춰 섰다"…LH 35% 벽, 경기지사 5인 전력 해법 경쟁

입력 2026-02-2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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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5자협의체'·권칠승 'SMR'·김동연 '올케어'…해법인가, 구호인가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47년까지 경기 남부권에 쏟아붓기로 한 622조 원짜리 반도체 클러스터 약속이 땅 한 뼘을 못 파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토지 매입 지연으로 계약 기준 토지 확보율이 35% 수준에 묶인 채 공사 발주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경선판에서는 5명의 후보가 제각각의 '전력 해법'을 들고 나왔지만, 16GW(기가와트)라는 천문학적 전력 수요 앞에서 누구도 임기 안에 실현 가능한 로드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면접을 실시했다. 재선 도전에 나선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권칠승·추미애·한준호 의원, 양기대 전 의원 등 5명이 한자리에 섰다. 면접장 밖에선 이미 포문이 열린 뒤였다.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고양시을)은 직격탄을 날렸다. "대한민국 반도체가 지금 용인에서 멈춰 서 있다." LH의 토지 매입이 늦어지면서 삼성전자가 약정한 360조원 규모의 투자가 현장에 제때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국토교통부·기후환경에너지부·산업통상자원부·경기도·국회가 참여하는 '5자 협의체'를 즉시 구성해 인허가·보상·발주 전 과정을 공동 점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금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이고 시간이 곧 경쟁력"이라며 최근 불거진 호남 이전론은 "지역 안배 논리"라고 일축했다. 속도와 실행력으로 현직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같은 당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화성병)은 SNS를 통해 정면에서 반박했다. 그는 "꿈은 말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16GW의 전력이 필요하고,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까지 더해지면 수요가 폭발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경기도는 매년 서울의 전력사용량 이상을 다른 지역에서 끌어오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첨단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면서 그 공장을 돌릴 발전시설 책임은 회피한다면 경기도의 미래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경기도 내 SMR(소형모듈원전) 실증단지 유치 및 산업화 기반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직의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7일 용인시 단국대에서 'K-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상생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고 '반도체 올케어(ALL-CARE)' 구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도정 4년의 성과 위에 정책 연속성을 얹는 행보로, 전국 최초로 제안한 지방도로 신설·송전선 지중화 병행 방안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으로 읽힌다.

양기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경기도의회 기자회견을 통해 "용인과 새만금을 전력으로 연결하는 상생모델을 경기도와 정부가 협력해 실행해야 한다"며 두 지역을 광역에너지특구로 묶는 구상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강위원 전라남도 경제부지사는 이날 SNS를 통해 한준호 의원을 직접 겨냥해 "수도권 일극주의에 매몰돼 다른 지역의 희생과 천문학적 송전 비용을 강요하는 방식은 유효기간이 끝났다"고 반박했다.

그는 "전남은 하루 130만 톤 이상의 산업용수를 공급할 준비가 끝났고, 전국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지"라며 반도체 산단의 전남 유치를 거듭 주장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전력·용수·입지 논쟁이 경기도지사 경선 안팎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확전하는 형국이다.

문제는 숫자다. 16GW 전력수요는 서울시 전체 연간 사용량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SMR 상용화는 업계 기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는 과제고, 5자 협의체는 구성 자체가 국회와 3개 부처의 합의를 전제로 한다.

올케어든, SMR이든, 상생모델이든, 후보마다 표가 되는 청사진을 꺼내들었지만 LH 사무실에는 여전히 토지 서류 65%가 비어 있다. 622조원이 움직이기 위해선 말이 아니라 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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