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에 병원선 보낼 것”…현지선 “사양하겠다” 반발

입력 2026-02-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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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발표 구체적 배경·도착 시점 확인되지 않아
그린란드 총리 “우리는 무상의료 체계 갖춰, 필요 없다” 일축

▲미 해군 병원선 ‘USNS 머시’. (AP뉴시스)
▲미 해군 병원선 ‘USNS 머시’.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미 해군 병원선을 보내겠다고 밝혔지만, 그린란드 정부는 즉각 “필요 없다”며 반발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늦게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많은 아픈 사람을 돌보기 위해 병원선을 보내고 있다”면서 “이미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그린란드 특사로 임명한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와의 회담 후 해당 내용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다만 병원선 파견을 결정한 구체적 배경이나 도착 시점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미 해군은 동부에 배치된 ‘USNS 컴포트(Comfort)’와 서부의 ‘USNS 머시(Mercy)’ 등 두 척의 병원선을 운용하고 있다.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두 선박 모두 현재 본래 배치된 항구가 아니라 앨라배마주 모빌의 조선소에 있다. 미 국방부 계약 공시에 따르면 컴포트는 4월 정비를 마칠 예정으로 알려졌다. 어느 선박이 파견 대상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국방부는 관련 질의에 미 북부사령부로 문의를 돌렸고, 북부사령부는 다시 백악관에 질의를 넘겼다. 백악관은 구체적인 질문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여기서는 ‘노 생큐’”라며 “그린란드는 시민에게 무상으로 치료를 제공하는 공공 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달리 병원에 가는 데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안나 방엔하임 그린란드 보건장관은 “그린란드가 넓은 지리적 거리와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의료 접근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미국 병원선은 해법이 아니다”라며 “덴마크와의 협상을 통해 올해부터 매년 약 3000만달러(약 430억원)의 추가 보건 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그린란드인들에게 아픈 지점을 건드리는 또 하나의 심리전처럼 느껴진다”며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그린란드는 약 5만6000명의 인구를 가진 덴마크 자치령이다. 주민 대부분은 그린란드 이누이트계이며 모든 주민은 덴마크 시민권을 갖고 있다. 그린란드 정부는 섬은 매각 대상이 아니며 덴마크 자치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보험이나 재산이 적절한 치료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 나라에 살고 있어 기쁘다”며 “이는 그린란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그린란드 통제권을 확보하겠다고 위협했다가 이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기간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의 협의를 통해 그린란드 및 북극 지역과 관련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극 해빙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해상 항로와 자원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간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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