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역관광 확산의 출발점 ‘지방공항’

입력 2026-0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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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석 (사)한국관광학회 회장/경희대 호텔관광대학 학장/(사)복합리조트관광연구소 소장

한국 관광산업은 외래관광객 유치 확대 측면에서 분명한 성과를 거두었다. 방한 수요도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의 실제 이동 경로를 살펴보면 구조적 편중은 여전하다. 방문객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은 체류 확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과밀과 지방 정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유다.

이런 편중은 입국 구조에서 비롯된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외래관광객의 약 73%가 인천·김포 등 수도권 공항을 통해 입국했고, 비수도권 공항 이용 비율은 15.1%에 그쳤다. 입국 단계에서부터 관광 흐름이 수도권으로 기울어져 있는 셈이다. 지방관광의 어려움은 단순히 콘텐츠 경쟁력의 문제가 아니라, 처음 한국에 들어오는 경로와 이후 이동 체계가 어떻게 짜여 있는가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연결망 갖춰야 관광객 분산효과 생겨

외국인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뒤 지방을 방문하려면 추가 항공편을 이용하거나 장시간 육상 이동을 해야 한다. 환승 부담과 시간 손실은 지방 방문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항공 네트워크가 국적 항공사를 중심으로 한 아웃바운드 수요에 맞춰 형성돼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그 결과 지방공항은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확대하는 첫 도착 지점으로서 충분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지방관광 정책은 콘텐츠 개발과 마케팅 강화에 무게를 두어 왔다. 그러나 접근 경로와 이동 여건이 불편한 상태에서는 홍보만으로 수요 분산을 기대하기 어렵다. 논의의 중심을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에서 ‘어떻게 쉽게 도달하게 할 것인가’로 옮겨야 한다. 공항과 지역 관광지를 촘촘히 잇는 항공·교통 연결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려는 전략은 실질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

지방공항 국제선 유치에는 초기 비용과 운영 리스크가 따른다. 단기 수익성 논리만으로는 안정적 노선 유지가 어렵다. 노선 인센티브와 위험 분담 장치 등 제도적 보완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이 과제는 한 부처의 노력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관광 수요 창출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역할이지만, 항공 노선과 슬롯은 국토교통부 소관이고, 출입국 심사 체계는 법무부, 지역 교통 인프라는 행정안전부와 지자체 정책과 맞물린다. 기능이 나뉘어 있는 만큼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중심으로 정책 목표를 조정하고, 지방공항을 인바운드 확대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분명히 세워야 한다.

입국경로 다변화해 지방체류 확대하길

지방공항 활성화는 단순히 공항 이용객을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외래관광객의 입국 경로를 다변화해 지방 체류를 확대하고, 숙박·교통·음식·체험으로 이어지는 지역 관광 소비의 연결 구조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입국 경로가 달라지면 이동 흐름이 바뀌고, 지방에 머무는 시간과 소비 규모도 달라진다. 결국 지방관광의 경쟁력은 콘텐츠와 함께 유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에 달려 있다.

수도권 집중 구조를 완화하지 못하면 관광산업의 지속 가능성 또한 확보하기 어렵다. 이는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관광 구조 전반과 직결된 사안이다. 지방공항 전략은 단순한 지역 지원 정책을 넘어 외래관광 수요의 공간 구조를 재설계함으로써 국가 관광 경쟁력의 균형을 회복하는 과제다. 이제 지방공항을 주변 인프라가 아니라 국가 관광정책의 핵심 기반으로 다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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