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불확실성 재점화…정부 "수출기업 피해 최소화" [관세 리셋 쇼크]

입력 2026-02-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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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글로벌관세 10→15%" 맞불
정부, 국내 산업별 관세영향 점검…EU·日 등 주요국 대응 주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오클랜드(미국)/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오클랜드(미국)/AP뉴시스)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글로벌 관세 15%'로 맞불을 놓으면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정부는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 등 대외 동향을 주시하며 국내 수출기업 타격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당정청도 대응책 논의에 나섰다.

22일 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미국발 관세 변수의 국내 파급효과와 상황별 대책을 준비하고 주요국 대응을 지켜보며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에 따른 글로벌 관세라는 대체 카드를 꺼내든 데다 미 대법원이 지적한 상호관세 관련 절차 문제를 보완해 다른 강경 조치를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미 대법원은 21일(현지시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주는 수입 규제 권한에 관세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와 중국 등에 대한 펜타닐 관세가 무효라고 판결했다. 관세는 '의회 고유 권한'이라는 설명이다. 판결 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관세 10% 부과를 선언했는데 같은 날 이를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무역법 122조에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 대응을 위해 최장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여할 권한이 명시돼 있다.

정부는 3500억달러 대미투자를 골자로 하는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당초 미국의 25% 상호관세와 자동차 등 품목관세를 지난해 11월 15%로 낮췄다. 글로벌 관세 15%가 현실화하면 상호관세는 기존 25%보다는 10%포인트(p) 낮지만 사실상 현재와 같은 수준이 된다. 특히 미 정부는 '외국 정부의 부당한 행동 등에 맞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담은 무역법 301조를 비롯한 다양한 관세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 상호관세 무효 판결을 단순 호재로 보고 섣불리 움직이기 어려운 배경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전날 주요 간부가 참석한 긴급회의에서 미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내용과 영향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미국 내 동향과 주요국 대응 상황을 철저 파악하고 관계부처와 함께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국내 산업별 영향과 대응 방안을 긴밀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이날 별도 회의 없이 관련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전날 회의 그대로 각자 맡은 업무에 충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오늘은 비공개 회의도 없다"고 했다. 통상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는 23일 김정관 장관 주재로 국내 업종별 관세 영향 점검 등을 위한 민관 합동대책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부가 미국과 합의한 대미투자특별법도 예정대로 입법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상호관세보다 자동차, 반도체 등 품목관세 영향이 더욱 큰 만큼 기존 합의를 크게 비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관세 변동성이 커진 만큼 큰 틀에서의 입법 절차는 진행하되 차분히 지켜보며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요국 대응도 관전 포인트다. 당장 유럽의회가 24일 미-EU 무역협정 비준 표결을 앞둔 상황이다. EU는 미국의 새 관세에 대한 공동 입장을 조만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회도 무역협정 비준을 연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U는 지난해 7월 무역협상을 통해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 30%를 15%로 낮춘 바 있다. 미국발 글로벌 관세에 대한 EU의 기조는 '신중 모드' 중인 각국의 움직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무역통상안보실장은 "EU 등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얻어갈 수 있는 것도 많아 크게 바뀐 액션을 취하긴 어렵겠지만 새로운 판이 열린 것도 사실"이라며 "인도, 스위스 등의 관세 협상도 함께 돌아가는 상황이라 이들 국가의 대응을 신중하게 지켜보는 것도 정부로서는 괜찮은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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