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의무화⋯관건은 사각지대 해소

입력 2026-02-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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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대상 그대로, 사외적립만 의무화하면 '쪼개기 계약' 증가 우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왼쪽)과 장지연 노사정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6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 발표' 행사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고용노동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왼쪽)과 장지연 노사정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6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 발표' 행사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고용노동부)

노·사·정의 ‘퇴직연금 도입 단계적 의무화’ 합의에도 퇴직연금제도의 노후소득 보장제도로서 역할 확립까진 갈 길이 멀다. 쟁점 중 하나였던 ‘사각지대 해소’는 결정이 유보돼서다.

18일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노·사·정과 청년, 전문가들이 참여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태스크포스(TF)’는 최근 퇴직연금 가입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향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사업장에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의무화하되, 사업장 규모·여건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퇴직연금 사외적립은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를 의미한다. 현재는 기업별로 퇴직연금, 퇴직금(일시금) 등 다양한 퇴직급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퇴직금은 유보금 형태로 사내에 적립되는데, 기업이 도산·폐업하거나 자금난에 시달리면 퇴직금이 체불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총 임금체불액의 40%가량은 퇴직금이다. 퇴직금 사외적립이 의무화하면, 계속근로기간 1년 이상인 근로자의 퇴직급여는 매월 금융기관 등에 적립돼 자동으로 퇴직연금에 가입된다.

다만, 이번 합의에 광범위한 사각지대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노동부는 “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비롯해 추가 논의가 필요한 사항은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를 통해 지속해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만 밝혔다.

퇴직급여의 대표적인 사각지대는 비정규직이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는 퇴직급여 제도의 설정 대상을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로 한정하고 있다. 애초에 계약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는 퇴직급여 적용에서 예외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38.2%다. 특히 여성은 47.0%에 달한다.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의 46.0%는 법률상 제한으로 퇴직급여제도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이라도 이·전직과 사업체 도산·폐업 등을 이유로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도 퇴직급여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로 영세·중소기업들은 유보금이 준다. 퇴직급여 설정 대상 조정 없이 사외적립만 의무화하면 ‘1년 미만 쪼개기 계약’이 성행할 우려도 있다. 이미 현장에서는 퇴직금 지급 의무를 피하고자 근로계약 기간을 11개월로 설정하거나, 1년이 되기 직전 계약을 종료하고 재고용하는 편법 계약이 빈번하다.

한편, 국회에는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에게도 근무기간에 비례해 퇴직급여를 지급하도록 하는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 다만, 영세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입법이 지지부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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