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마진 중심 구조’ 및 영세 본사·불투명 관행으론 한계
가맹본사 전문성·점주 교육·상생형 협의 채널 구축해야
프랜차이즈 개념 재정립·점주단체 등록제 활용 제언”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가 차액가맹금을 둘러싼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유통·경영 전문가들은 '거래 투명성 제고'와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 재편'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물류마진 중심의 수익 구조를 로열티 방식으로 전환하되,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제도적 뒷받침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가맹본사의 전문성 강화와 점주 교육, 12월 시행될 가맹점주단체 등록제 등을 통해 본사와 점주 간 '신뢰에 기반한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1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가들은 투명성 제고를 일차적인 해결책으로 꼽았다. 본지 자문위원인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당장 차액가맹금이 화두라, 우선적으론 차액가맹금을 포함한 거래의 실질적 기준을 마련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품목 지정, 계약서 기재 사항, 정보 공개 등 가맹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로열티 방식의 전환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방식이라면 지금부터 제도를 재정비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로열티 방식 전환이 이상적이라면 제도를 손보는 걸 시작하는 게 필요하다”며 “물론 한국의 프랜차이즈 시장이 미국과는 다르기 때문에 우리만의 업계 현황과 비즈니스 모델의 특수성을 감안해 ‘한국식 로열티 제도’와 같은 새로운 구조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번 차액가맹금 논란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프랜차이즈 개념 자체를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상호 영산대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유럽은 프랜차이즈라고 하면 ‘복사가 가능한 사업’을 의미한다”며 “해외는 본사가 프랜차이즈 본부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지는 반면 우리나라는 복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 형태여도 프랜차이즈로 인정해주면서 영세한 가맹본부가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개념부터 다시 잡고, 통계를 내는 일부터 선행돼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조언했다.
그의 말처럼, 프랜차이즈의 특성을 잘 살린 사례가 미국의 대표 프랜차이즈 ‘칙필레’다. 칙필레는 문어발식 가맹점 확장이 아닌 일관된 브랜드 경험과 책임 경영을 함께 할 가맹점주를 찾아 상생을 추구한다. 본사는 ‘리더십’과 ‘책임감’있는 점주를 뽑아 철저하게 교육한다. 결과적으로는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고수익에 점주들도 로열티와 이익을 분배하는 구조에도 납득을 하는 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프랜차이즈는 지적 산업이고 교육업”이라며 “우리 프랜차이즈 시장엔 영세한 가맹본부 비중이 높고, 음식점(70%)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해외 프랜차이즈에서 기대할 수 있는 ‘신뢰’가 형성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반에선 프랜차이즈의 본질적인 사업 구조인 우수한 기술이나 노하우 등의 사업모델을 보유한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들의 개별 소자본의 결합이 실현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다만 가맹본사를 제재하는 정책 방향만으로 프랜차이즈 생태계 구조를 바꿀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프랜차이즈 주체는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두 축이란 관점에서다. 전문가들은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도 애초에 계약서의 조항과 공시 등에 민감성을 기르는 ‘창업교육’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12월 31일부터 시행 예정인 가맹점주단체 등록제도 하나의 방안이라는 의견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소송에서도 주요한 쟁점은 ‘본부와 점주 간 거래 조건이 투명하게 공개됐는지’와 ‘실질적인 협의가 이뤄졌는가’였다”며 “이는 계약 당사자 간 활용할 수 있는 공식 협의 채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곧 시행될 가맹점주단체 등록제가 대표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