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6만6000달러 붕괴…'디지털 금' 신화 끝났나

입력 2026-02-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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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10시3분(한국시간) 1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약 12.51% 내린 6만3665달러에 거래됐다. (출처=코인마켓캡 캡처)
▲6일 오전 10시3분(한국시간) 1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약 12.51% 내린 6만3665달러에 거래됐다. (출처=코인마켓캡 캡처)

가상자산 시장의 대장주 비트코인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6만6000달러선 아래로 무너지며 시장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을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닌, 비트코인을 떠받쳐왔던 핵심 가치와 믿음 자체가 흔들리는 이른바 '서사의 위기'로 보고 있다. 가격 하락보다 더 심각한 것은 비트코인이 무엇을 상징하는 자산이었는지에 대한 시장의 합의가 동시에 붕괴되고 있다는 점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6일 오전 10시3분(한국시간) 1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약 12.51% 내린 6만3665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6만70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가였던 12만6000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몇 달 사이 고점 대비 약 50% 정도가 증발했다. 급락의 폭과 속도만 놓고 봐도 이례적이지만, 시장의 불안은 가격보다 그 배경에 깔린 신뢰 붕괴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분석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비트코인 가격을 지탱해오던 세 가지 핵심 서사가 동시에 무너졌다는 점이다. 먼저 '디지털 금'이라는 서사다.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며 실물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도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기술주 등 위험자산과 동조화되며 동반 하락했다. 위기 국면에서 가치를 보존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깨지면서, 비트코인을 금에 비유하던 논리는 설득력을 잃었다.

제도권 편입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현물 ETF 역시 기대와는 다른 결과를 낳았다. 최근 한 달간 약 20억달러의 자금이 ETF에서 빠져나가며 기관 자금의 이탈이 오히려 하락을 가속화했다. 시장에서는 장기 자금의 유입이 가격 안정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실제로는 기관 투자자들의 투매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도권 진입이 비트코인의 안전성을 보장해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서사가 흔들린 셈이다.

여기에 한때 시장을 달궜던 '트럼프 효과'도 사실상 소멸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가상자산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형성됐던 정책 수혜 기대감은 과격한 대외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불안에 묻히며 힘을 잃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기대가 불러왔던 랠리는 더 이상 가격을 지탱하는 동력이 되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최근 흐름은 단순한 시세 변동을 넘어, 시장 인식의 변화를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2024년 11월 6만9000달러 돌파 당시에는 정치적 이벤트와 정책 기대감 속에 제도권 안착이라는 희망의 서사가 형성됐다. 같은 해 12월 10만달러를 돌파하면서 시장에는 '디지털 금'에 대한 확신이 퍼졌다. 지난해 10월 12만600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을 때는 기관 자금 유입을 배경으로 비트코인이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낙관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 금리 정책 불확실성과 ETF 자금 유출이 본격화되며 의구심이 커졌고, 결국 2월 6만6000선이 붕괴되면서 안전자산 서사는 완전히 무너졌다.

이번 하락은 "얼마까지 떨어질 것인가"라는 가격의 문제를 넘어선다. 시장이 직면한 진짜 질문은 "비트코인은 무엇인가"라는 정체성의 문제다. 디지털 금도, 인플레이션 헤지도, 제도권 안전자산도 아니라면 비트코인을 설명할 다음 서사는 무엇인지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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