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부동산 거래에 대한 관리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이어 이달부터 거래신고 항목을 강화한 데다 국회에서도 외국인 부동산 취득을 제한하는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됐다. 행정부와 입법부가 동시에 ‘외국인 부동산 쇼핑’ 차단에 나선 것이다.
5일 관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10일부터 체결되는 계약을 대상으로 외국인이 주택을 매수할 때 거래신고 항목을 강화하는 내용의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한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거래신고서에 체류자격(비자), 국내 주소 또는 183일 이상 거소 여부 등을 추가로 기재해야 하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외국인이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자금조달계획서와 관련 증빙서류 제출도 요구된다.
이번 신고 강화는 정부가 지난해 8월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한 이후 이어지는 후속 관리 조치다.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서울 전역과 인천 7개 구, 경기도 23개 시·군이 대상이다. 허가구역 내에서는 외국인 등이 주택을 매수하려면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거래 자체가 제한된다. 이 조치는 1년 한시로 운영돼 8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실제 외국인 매수는 정책 시행 이후 눈에 띄게 줄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인천·경기에서 외국인이 매수인으로 등기 신청한 건수는 지난해 8월 1051건에서 지난달 576건으로 45.2% 급감했다.
이와 함께 국회에서는 정부의 한시적 토허구역 지정과 별도로 외국인 부동산 거래를 법률로 규율하려는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8일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외국인이 국내 토지를 취득할 경우 원칙적으로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고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하는 ‘부동산 거래신고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외국인·외국법인이 유상으로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취득세를 중과하는 ‘지방세법’ 개정안도 함께 냈다.
또 김 의원은 외국인 임대인 관련 법안도 묶음으로 발의했다. 주택도시기금법상 상습 채무불이행 외국인 임대인에 대해 출국정지 근거를 마련하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과, 외국인 임대사업자에게 보증금 반환을 담보하기 위한 이행보증금 예치 의무를 부과하는 ‘민간임대주택특별법’ 개정안이 포함됐다.
이어 30일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국인이 국가 중요시설 인근 등 국방·안보 목적상 보호가 필요한 지역에서 토지를 취득할 경우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고 허가 이전에 국방부 장관 또는 국가정보원장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부동산 거래신고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외국인 거래신고 강화, 여기에 국회의 추가 입법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부동산 쇼핑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입 비중이 크지 않더라도 특정 지역에 수요가 쏠리면 한 건의 고가 거래가 호가를 끌어올려 시장 전반에 파급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WM추진부 부동산 수석위원은 “외국인 매입 비중 자체는 크지 않지만 지역에 따라 국적 쏠림이 있고, 거주하지 않고 매입하는 사례도 여전하다”며 “거래 신고 강화와 입법을 통한 제재가 함께 이뤄지면 외국인 거래에 대한 제한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