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생리대 논란, 가격 보다 안전을 봐야

입력 2026-02-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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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주 생활문화부 기자
▲황민주 생활문화부 기자

생리대는 여성에게 포기할 수 없는 생활필수품이다. 며칠 머리를 감지 않거나 끼니를 거를 수는 있어도 생리대 없이 일상을 버티긴 어렵다. 생리대가 여성의 몸과 존엄을 지키는 ‘필수재’인 이유다.

그런데도 생리대를 사기 어려운 여성은 여전히 많고 국내 생리대 가격이 주요 선진국보다 높다는 지적도 반복돼 왔다. 해외에서는 대용량 판매와 공적 표준 제품이 가격을 낮춘 반면, 국내 시장은 브랜드·라인업 중심 구조 속에서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생리대 가격 문제를 처음 언급한 것은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성평등가족부 업무보고 자리였다. 이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도 “기본 품질을 갖춘 생리대를 싸게 만들어 일정 대상에게 무상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생리대를 공적 영역의 문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

다만 질문은 남는다. 생리대에 정말 필요한 것은 ‘기본 품질’일까. 생리대는 기능으로 차별화되는 상품이 아니다. 더 얇거나 오래 버티느냐보다 중요한 건 안전한지 아닌 지다. 그동안 생리대 시장은 ‘비싸야 안전하다’는 불안 위에서 작동해 왔다. 특정 성분과 소재, 친환경 등을 강조한 브랜드 마케팅은 소비자 선택의 기준이 됐고 그에 맞춰 가격도 자연스럽게 올랐다.

반면 ‘가격이 싸도 안전하다’는 전제는 그동안 충분히 검증되지 못했다. 그로 인해 그동안 많은 소비자들은 필요 이상으로 ‘불안의 비용’을 지불해 왔다. 이 불안의 책임을 기업에만 돌리기는 어렵다. 국가의 역할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리대에 대해 제조·관리 기준과 일부 유해 물질 검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실제로 소비자의 신뢰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이다. 전 성분 공개는 제한적이고 검사 결과, 안전성 관련 설명도 충분하지 않다. 외국에서 과불화화합물(PFAS) 등 새로운 유해성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정부가 기준을 점검하고 결과를 공개해 온 것과 대비된다.

생리대 가격 인하와 무상공급 논의는 필요하다. 그러나 출발점이 단순한 할인이거나 정부 예산 투입이면 안된다. 우선은 왜 생리대가 ‘비싸야 안심되는 상품’이 됐는지를 따져야 한다. 답은 가격표가 아니라 안전에 대한 소비자 신뢰의 부재에 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우선 생리대에 대해 전 성분 공개 확대, 신종 유해 물질의 상시 점검, 검사 결과의 정기적 공개 등 안전 관리 체계를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다음으로 공적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 대해 국가가 직접 ‘안전하다고 말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인증 체계일 수도 있고 공공표준 생리대 모델일 수도 있다.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그 비용을 시장과 소비자로부터 회수해야 비로소 생리대는 ‘기본 품질’을 넘어 ‘기본 신뢰’ 위에 설 수 있다. “싸게 만들자”보다 앞서야 할 말은 “안심하고 쓸 수 있게 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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