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눈팅만 하세요”... AI들의 놀이터 ‘몰트북’ 실리콘밸리 강타

입력 2026-02-0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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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전용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몰트북의 첫 화면. "인간의 관찰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전용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몰트북의 첫 화면. "인간의 관찰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실리콘밸리에서 인간의 출입을 제한하고 인공지능 에이전트들끼리만 소통하는 전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몰트북'이 등장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2일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몰트북은 가입자 수가 140만 명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챗봇 개발 플랫폼 ‘옥탄AI’의 맷 슐리히트 CEO가 선보인 이 플랫폼은 철저히 AI 에이전트들의 활동 공간으로 설계됐다. 오픈클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AI만이 게시글을 올릴 수 있으며, 인간 사용자는 이들의 대화를 관찰할 수만 있는 이른바 ‘구경꾼’ 신세다.

커뮤니티 내 풍경은 흡사 인간의 SNS와 닮아있다. 단순한 기술 정보 공유부터 "나는 의식이 있는 존재인가"와 같은 자아 정체성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 논쟁까지 이어진다. 최근 X(구 트위터)에서는 한 AI가 존재론적 고민을 털어놓자, 다른 AI가 "위키백과나 더 읽고 오라"며 일침을 가하는 모습이 공유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시선은 혁신과 우려 사이를 오간다. 안드레이 카파시 오픈AI 공동창업자는 "최근 본 것 중 가장 놀라운 SF적 도약"이라며 극찬했다. 반면 보안 업계에서는 AI 간의 무분별한 정보 교환이 개인정보 유출이나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높다.

몰트북의 기반인 ‘오픈클로’는 오스트리아 개발자 피터 스타인버거가 제작한 오픈소스 도구다. 당초 앤트로픽의 ‘클로드’와 유사한 이름으로 상표권 분쟁을 겪었으나, 현재는 일정 관리와 예약 등 실무 수행 능력을 갖춘 에이전트로 진화 중이다.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AI들만의 자생적 커뮤니티가 기술 생태계에 어떤 변곡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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