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권 “실제 성사하면 안보 위협” 경고
포드·샤오미는 미국 내 합작설 전면 부인
성사 시 현대차·기아 중저가 전기차 전략 타격

미국 2위 자동차업체 포드가 중국 샤오미와 미국 내 전기차 합작 생산을 포함한 협력 방안을 초기 단계에서 논의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 업체의 미국 시장 우회 진출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합작이 성사되면 한국 자동차·배터리 업체의 경쟁 압박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포드는 샤오미와 미국 내 전기차 생산 합작회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 포드는 샤오미 외에도 비야디(BYD)를 비롯한 중국의 다른 전기차 회사들과도 미국 내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FT는 전했다.
미국은 2024년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기 중국산 자동차에 100%의 관세를 부과해 사실상 중국 전기차의 미국시장 진입을 차단했다. 그런데 샤오미가 포드와의 합작을 통해 전기차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게 되면 고율 관세를 피할 길이 열리게 된다.
아직은 검토나 초기 협의 단계에 불과하지만, 포드와 중국 업체 간 합작이 실제 성사될 경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일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어 미국 정치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존 물레나 공화당 하원 중국위원회 위원장은 “포드가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를 대신해 중국에 의존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중국 기업과의 합작은 결과적으로 미국 기업에 좋지 않은 결말로 끝나는 경우가 상당했다. 이번 일이 성사되면 미국의 국가안보가 약화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 전직 미국 관료는 FT에 “포드가 샤오미와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허용하면 다른 미국 자동차업체 역시 생존을 위해 중국 업체들과 강제로 가까워져야 하는 도미노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드 측은 해당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포드 관계자는 “샤오미와 합작 회사 설립을 검토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샤오미 역시 “우리는 미국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도 않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의 행보를 고려하면 협업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이전부터 공개적으로 중국 전기차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으며 개인적으로 샤오미의 전기차 모델을 수입해 운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교적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우려 요소다. 그는 지난달 초 디트로이트에 있는 포드 공장을 방문해 “중국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고 미국인을 고용한다면 그건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 업체들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미국시장 진입이 현실화하면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전기차와의 힘든 경쟁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에서의 중저가 전기차 판매 전략에 큰 압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 역시 긴장할 수밖에 없다. 포드는 이미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의 기술을 활용해 미국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만약 중국 배터리 기술의 미국 내 활용이 더 확대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의 미국 내 경쟁 구도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