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으로 통합, '제명'으로 분열…국힘, 한동훈 제명 후폭풍

입력 2026-01-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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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강 정비’ 명분 내세웠지만 비윤·중진 반발 확산
지선 앞두고 중도·수도권 민심 변수…내부 수습이 관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운데)와 송언석 원내대표(왼쪽)를 비롯한 최고위원과 당 지도부들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운데)와 송언석 원내대표(왼쪽)를 비롯한 최고위원과 당 지도부들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9일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하면서 당 안팎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도부는 ‘당 기강 확립’과 ‘질서 회복’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당내에서는 “위기관리에 실패한 자해적 결정”이라는 반대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한 전 대표의 제명은 장동혁 대표의 단식 투쟁을 계기로 어렵게 형성됐던 내부 결속 분위기를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식 기간 동안 당은 ‘쌍특검’과 대여 투쟁을 고리로 비교적 한목소리를 냈지만 제명 결정 이후 논의의 초점은 다시 계파 갈등과 지도부 책임론으로 이동했다.

실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전후로 비윤계와 소장파를 중심으로 공개 반발이 잇따랐다. 친한(한동훈)계 측에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굳이 내부 분열을 키울 필요가 있었느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진들의 발언 수위도 낮지 않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의힘이 하나 돼 당당히 다시 일어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국민들의 마지막 바람마저 짓밟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다.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이것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결단인가. 국민께 사랑을 받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주호영 부의장도 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한동훈 제명과 관련된 발언에 “당의 노선투쟁이든 내분이든 이런 모습에 당원들과 국민이 많이 싫증을 내고 짜증을 낸다”고 말했다. 주 부의장은 “크게 보고 크게 가야 한다”며 “너무 그런 것만 강조하면 결국 나중에는 나 혼자밖에 남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정치는 결국 투표 시점에서 나와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을 가장 많이 모으는 과정”이라며 “시간도 무한정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은 갈등을 확대하기보다 통합의 방향에서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전 대표의 퇴장 방식도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저를 제명할 수는 있어도 국민을 위한 정치의 열망은 꺾을 수 없다”며 “언젠가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지지층 결집 가능성을 남기는 동시에, 무소속 출마나 독자 행보설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표 분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로써 지도부로서는 지방 선거 전 파장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수도권과 중도층 민심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면에서 당내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지방선거 전략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싸움이 아니라, 선거를 앞두고 최소한의 공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제명 결정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이제는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정치적 수습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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