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5000선 돌파와 코스닥 1000선 안착이라는 역사적 '불장'이 연출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계좌 수익률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수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고점에서 뒤늦게 뛰어드는 '추격 매수'와 고위험 상품에 대한 과도한 베팅이 개인들의 손실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21일 4909.93에서 27일 5084.85로 수직 상승하며 5000시대를 열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역시 951.29에서 1082.59로 일주일 만에 13.8% 급등하며 천스닥에 안착했다. 지수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코스닥 시가총액은 지난 23일 535조1280억 원에서 27일 582조8600억 원으로 불과 사흘 만에 약 47조 원이 불어났다.
문제는 지수가 급등한 이후에야 개인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전형적인 '상고하저'식 추격 매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닥 시장 상위 150개 종목의 지수를 추종하는 삼성자산운용의 대표 ETF인 'KODEX 코스닥 150'의 경우 지수가 1000선을 뚫은 지난 26일 하루에만 5950억 원의 개인 순매수가 몰리며 국내 ETF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고, 27일에도 4810억 원의 매수세가 이어졌다. 이는 지수 상승 초입인 23일 매수액(880억 원)과 비교하면 5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레버리지' 추격 매수세도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는 23일 110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지수가 급등한 26일과 27일에는 각각 2760억 원, 2630억 원의 순매수가 유입됐다. 1주일 수익률이 22.44%에 달하자 뒤늦게 소외될 것을 우려한 '포모(FOMO)' 자금이 고점에서 대거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지수 하락을 예상하고 역방향 상품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기록적인 참패를 당하고 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26일 5490억 원, 27일 7670억 원의 거래대금이 쏠리며 하락에 배팅했으나, 1개월 수익률은 -39.82%라는 파멸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KODEX 인버스' 역시 최근 한 달간 -22.08%의 손실을 기록하며 상승장과 하락장 양쪽에서 모두 엇박자를 내는 모습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개인의 추격 매수와 외국인·기관의 차익 실현이 극명하게 갈렸다. 코스피가 5000선을 향해 치솟던 지난 26일, 개인은 2조2055억 원을 순매수하며 공격적인 추격 매수에 나섰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238억 원, 1조7844억 원의 물량을 쏟아내며 차익 실현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개인이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고점에서 받아낸 형국이 됐다.
시장 구조적으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38%를 차지하는 등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이어지면서, 뒤늦게 지수 관련 상품에 뛰어든 개인들의 기대 수익률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지수는 높지만 개별 종목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구간에서 추격 매수에 나설 경우, 작은 조정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위험 추구 성향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젊은 층과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고배율 상품 투자가 늘고 있으나, 과거 통계상 레버리지(-25.8%)와 인버스(-43.9%) 상품 모두에서 큰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오를 때 확 벌고 하락할 때 더 베팅해서 벌었으면 좋았겠지만 성과가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민균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부문 대표 역시 "자산관리사가 없는 분들은 펀드 가입보다 직접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데, 레버리지 등 단기 수익 추구 상품에 고점에서 투자했다가 손실을 더 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