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 후 2028년 통합단체장 선출" ⋯ 부산·경남, 정부 주도 행정통합에 공개 제동

입력 2026-01-2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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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지방세 6대4 항구적 분권 요구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행정통합 로드맵을 설명하는 모습 (서영인 기자(@hihiro))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행정통합 로드맵을 설명하는 모습 (서영인 기자(@hihiro))

부산시와 경남도가 행정통합 추진과 관련해 정부의 일방적 구상에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주민투표를 전제로 한 단계적 통합 로드맵을 공식화하는 한편, 최근 정부가 제시한 재정 인센티브 중심의 통합 방식에 대해 “졸속”이라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28일 오전 부산신항 동원글로벌터미널 홍보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경남 행정통합 추진을 위한 단계적 로드맵과 정부의 행정통합 추진 방식에 대한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

양 시·도는 행정통합의 출발점으로 '주민투표'를 분명히 했다. 발표에 따르면 2026년 연내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2027년 통합 자치단체의 권한과 책임을 규정하는 특별법을 제정한 뒤, 2028년 통합 자치단체장 선거를 통해 행정통합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부산·경남은 주민투표를 행정통합의 핵심이자 필수 절차로 규정했다. 충분한 설명과 공론화 과정을 전제로 할 경우, 2026년 연내 주민투표는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가 부산·경남이 준비해 온 내용을 반영한 특별법을 수용할 경우, 주민투표 이후 통합 자치단체 출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는 행정통합이 중앙정부 주도의 일정 관리 대상이 아니라, 제도적 결단과 권한 이양 여부에 따라 탄력적으로 추진돼야 할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부산·경남은 정부의 최근 행정통합 추진 방식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가 제시한 '4년간 20조 원' 규모의 통합 인센티브에 대해, 지방정부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제시된 일방적·단기적 재정 지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양 시·도는 해당 인센티브가 통합 이후 통합 자치단체가 안정적으로 기능하기 위한 항구적 재정 분권 방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통합 자치단체가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갖기 위해서는 재정권의 독립이 전제돼야 하며, 단기 인센티브 중심의 접근으로는 통합 이후 발생할 행정·재정적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부산·경남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최소 6대4 수준으로 개선해 연 7조7천억 원 규모(2024년 회계 기준)의 재원을 항구적으로 확보하는 재정 분권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단순한 재정 지원이 아니라, 자율적 재정 운용이 가능한 완전한 자치권 보장이 통합의 전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아울러 양 시·도는 광역자치단체 통합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8개 시·도 통합 자치단체장이 참여하는 긴급 연석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특별법에 담아야 할 핵심 내용을 사전에 협의해 공동으로 정부와 국회에 제출함으로써, 광역자치단체가 제도 개선을 주도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취지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행정통합은 지방선거 전략이나 형식적 통합이 아니라, 국가 구조를 새롭게 정비하고 지역이 주도하는 균형발전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정부가 중앙의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고 재정·자치 분권을 법적·제도적으로 보장할 때, 준비된 부산·경남 행정통합의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경남의 이번 공동 입장은 행정통합 논의를 둘러싼 주도권이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와 주민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 선언으로 해석된다. 통합의 속도보다 절차와 권한을 우선시하겠다는 메시지가 정부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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