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시차 무시한 부동산 규제, 자정 기능 마비시켜”

입력 2026-01-2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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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부 부동산 정책토론회

▲2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 수도권은 초과열, 지방은 유령도시?’ 정책토론회 (이난희 기자 @nancho0907)
▲2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 수도권은 초과열, 지방은 유령도시?’ 정책토론회 (이난희 기자 @nancho0907)

부동산 전문가들이 현재의 시장 혼란이 현장 상황과 괴리된 획일적인 규제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자산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징벌적 세제와 대출 규제가 오히려 시장의 자정 기능을 마비시키고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부추기는 역설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 수도권은 초과열, 지방은 유령도시?’ 정책토론회에서는 학계와 업계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모여 현행 부동산 정책의 구조적 모순을 파헤쳤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주택건설협회가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이재명 정부 초기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을 진단하고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를 맡은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먼저 정부의 ‘타이밍’ 문제를 직격했다. 이 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지정 전 이미 시장은 자정되는 흐름이었으나 정부가 조금 더 기다리지 못하고 과장된 선택을 했다”며 “도입 이후에도 강남과 한강 벨트 위주의 국지적 상승은 계속된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가격 안정 효과가 사실상 전무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토허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는 전·월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실거주 2년 의무로 인해 시장에 나와야 할 임대 물량이 줄어들면서 해당 지역의 전세가와 월세가 동반 상승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양도세 중과에 대해서도 “과거 노무현, 문재인 정부 사례에서 보듯 거래량을 반 토막 내는 ‘거래 동결 효과’를 가져온다”며 “세율이 높으니 다주택자들이 집을 파는 대신 가장 비싼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게 됐고, 이것이 지금의 초양극화를 만든 결정적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시장은 결코 정부의 의도대로만 움직이지 않으며, 공급 시차를 무시한 규제는 더 큰 파동을 부를 뿐”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8.71%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반면, 지방은 -1.13%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초양극화’를 보였다. 이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다주택자를 민간 임대주택 공급 주체로 인정하는 포용적 정책 전환 △세제와 대출 규제의 정상화 △도심 정비사업 활성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거론되는 보유세 인상 등 초강력 규제 예고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김 소장은 “양도세 중과로 매물이 잠긴 상태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보유세를 때리면 시장이 안정이 아닌 ‘부러지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며 “서울을 글로벌 도시로 인정하고 주택 수가 아닌 가액 중심의 세제로 전환해 시장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수요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에 양질의 대기업 일자리를 분산하는 근본적 처방을 주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시장 안정의 핵심으로 ‘공급 신호’와 ‘수요 분산’을 제시했다. 박 위원은 “최근 시장 불안의 주축인 30대 고소득 맞벌이 부부의 불안 심리를 완화하려면 공공 분양에 추첨제 물량을 도입해 수요를 분산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단기 공급이 가능한 오피스텔의 취득세(4.6%) 진입 장벽을 낮춰 주거용 주택으로의 공급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측 토론자로 참석한 최준녕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 사무관은 시장의 수급 불균형 원인을 ‘공급 시차’ 관점에서 분석했다. 최 사무관은 “시장의 모든 파동은 제때 공급이 되느냐가 결정적인데, 부동산은 후보지 지정부터 주택 완공까지 10여 년의 긴 시간이 소요되는 공급 시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이러한 시차를 극복하기 위해 3기 신도시 등 기존에 확보된 공공택지 물량의 착공을 최대한 앞당기고 과감한 절차 간소화를 통해 공급에 걸리는 기간을 단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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