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모이는 사람들의 비밀, 부자들의 공통점은 '이것' [읽다 보니, 경제]

입력 2026-01-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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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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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돈을 벌고 쓰고 모은다. 하지만 돈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볼 기회는 많지 않다. '부자의 그릇'의 저자 이즈미 마사토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돈을 버는 기술이 아니라 돈을 다루는 사람의 사고방식에 주목한다.

저자는 과거 사업 실패로 큰 좌절을 겪은 뒤 돈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어려운 경제 이론 대신 소설 형식을 선택한 이유는 누구나 쉽게 읽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기 위해서다.

책은 독자에게 여러 질문을 던진다. 충동적인 판단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고 있는가. 복권에 당첨되면 무엇을 할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돈은 어디서 생겨난다고 믿는가. 이 질문들은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킨다. 돈을 보기 전에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는 뜻이다.

파산한 가장에게 노인이 건넨 조언

이야기는 사업 실패로 빚을 진 가장 에이스케가 한 노인을 만나며 전개된다. 노인은 에이스케를 파산으로 내몰았던 그의 과거 선택들을 하나씩 짚으며 성공보다 실패에 더 많은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에이스케는 한때 주먹밥 가게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능력과 시장 상황을 정확히 보지 못한 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고 그 결과 파산했다. 노인은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라며 돈에 대해 단순하지만 날카로운 말을 남긴다. 즉, 어디에 돈을 쓰는지 보면 그 사람의 생활과 성향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노인은 또 "사람에게는 각자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가 있다"는 다른 중요한 사실을 말한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큰돈이 들어오면 사람은 실수를 저지른다. 실제로 미국의 유명 운동선수들 가운데 상당수가 은퇴 후 파산한다는 사례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된다. 돈을 다루는 능력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경험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돈을 다루는 능력은 실제로 다뤄본 경험을 통해서만 자란다. 처음에는 작은 돈으로 시작하고 점점 큰 돈을 다루며 배워야 한다. 많은 사람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돈을 잘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분별력과 돈 관리 능력은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한다.

당신은 지금 부를 담을 그릇이 있는가

최근 이어진 고금리 환경과 자산 가격 조정은 '부자의 그릇'에서 말하는 '부를 담는 그릇'이라는 개념을 현실로 끌어냈다. 저금리 시기에는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불안, 이른바 포모(FOMO) 심리가 시장을 지배했다. 그 결과 '영끌'과 '빚투'가 일상적인 선택처럼 여겨졌고 많은 사람이 자신의 리스크 감당 능력을 충분히 점검하지 못한 채 레버리지를 키웠다.

이후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드러난 고통은 단순한 운의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돈을 빌려 쓴 결과, 개인의 '그릇'과 부채 규모 사이에 생긴 불일치가 위기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는 돈을 다루는 능력보다 속도와 규모를 앞세운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단기 수익률에 집착하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부채 구조를 점검하고 자산의 기초 체력을 따져보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른바 금융 문해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이는 실패를 통해 감당 가능한 범위를 배우고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자산 격차가 벌어지는 시대에 생존을 가르는 기준은 단기적인 운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쌓인 신용이다. 디지털 금융과 데이터 기반 평가가 일상화되면서 개인의 신용도는 단순한 점수를 넘어 기회를 여는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 유행을 좇아 단기 이익을 노리기보다 약속을 지키고 실력을 꾸준히 쌓아온 사람만이 다음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구조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돈보다 먼저 쌓아야 할 것, 부의 출발점은 '신용'

저자에 따르면 신용은 하루하루의 행동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다. 그리고 그 행동은 매일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지에서 비롯된다. 매일의 사고가 태도를 만들고, 그 태도가 행동으로 이어지며, 그렇게 반복된 행동이 신용이 된다. 돈은 그 신용이 눈에 보이는 형태로 드러난 결과에 가깝다.

저자는 학교에서 성실하게 공부하는 일,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는 태도, 직장에서 맡은 일을 책임 있게 해내는 자세 역시 모두 신용을 쌓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축적된 신용은 결국 더 많은 기회로 이어지고, 그 기회가 돈이라는 형태로 남는다. 그리고 그 돈은 삶의 선택지를 넓혀주는 도구가 된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우리는 더 주도적으로 삶을 설계할 수 있다.

돈은 누구에게나 평생 함께하는 존재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돈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배우지 못한 채 어른이 된다. 돈의 본질을 알고, 돈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법을 익히는 일은 삶을 더 안정적으로 만들 뿐 아니라 한 사람의 태도와 인격에도 영향을 준다.

'부자의 그릇'은 바로 그 '돈의 교양'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통장 잔고를 늘리는 방법이 아니라 어떻게 돈을 다룰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지 스스로 질문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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