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약속 어디로?"…거래소, 증권노조·업계 반발 무시하고 '6월 개장' 못 박았다

입력 2026-01-2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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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증권업계 관계자들이 한국거래소 1층 컨퍼런스 홀에서 개최되는 설명회 참석을위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사진=임하은 기자)
▲26일 증권업계 관계자들이 한국거래소 1층 컨퍼런스 홀에서 개최되는 설명회 참석을위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사진=임하은 기자)

한국거래소가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내세워 추진 중인 거래 시간 연장안이 증권업계와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26일 한국거래소는 전 회원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업계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설명회는 프리·애프터 마켓 개설에 따른 IT 변경 사항과 제도 개편안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냉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증권노조) 측은 거래소가 국회와 금융당국 앞에서 했던 약속을 파기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증권노조 관계자는 "노사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6월 29일이라는 가동 시점을 못 박았다"며 "결정되지도 않은 안을 기정사실화해 구체적인 일정까지 통보하는 것은 국회와 금융위, 그리고 노동자를 무시하는 처사다"라고 말했다.

또한 증권사 실무자들은 거래 시간 연장의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새벽 7시부터 한 시간 더 거래한다고 해서 기관이나 외국인의 니즈가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며 "수익성은 전무한 상태에서 상당한 인건비와 시스템 리스크만 회원사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비판했다.

IT 부문에서도 '물리적 시간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증권사 IT담당자는 "3월부터 모의 시장을 운영하려면 당장 한 달 안에 모든 개발을 끝내야 한다"며 "증권사는 거래소 전문뿐만 아니라 모든 대고객 채널을 수정해야 하는데, 이를 한 달 만에 완수하라는 것은 상식 밖의 요구다"라고 성토했다.

특히 보드 이원화와 SOR(최선집행지시) 시스템 연동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기술진들은 기존 정규장과 신설되는 프리·애프터 마켓 보드가 분리되어 호가 이전이 불가능한 점을 지적한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짧은 개발 기간 내에 대체거래소(ATS)와의 통합 시세를 반영한 SOR을 완벽히 구현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점이 부각됐다.

거래소가 노무 부담 완화를 위해 내놓은 '지점 주문 차단' 안건도 논란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점 단말 주문을 막는 것은 모바일 기기에 서툰 고령층 고객 등을 배제하는 투자자 차별 행위다"며 "주문 통로는 막아놓고 사고 발생이나 클레임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본사가 지라는 구조는 시스템 리스크만 키울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거래소는 넥스트레이드와의 경쟁과 미국의 24시간 거래 체제 준비를 위해 더는 결정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며 전 회원사 강제가 아닌 준비된 곳부터 참여하는 모델을 검토하고 있으며, 개별 면담을 통해 애로사항을 조율하겠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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