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공작원에 동향 보고한 민간단체 연구위원…2심서 "북한은 반국가단체 아냐"

입력 2026-01-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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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 공작원에게 국내 진보 진영 동향을 보고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민간단체 연구위원의 항소심 첫 재판이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는 25일 오후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정훈 통일시대연구원 연구위원의 2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이 연구위원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연구위원은 발언 기회를 얻어 약 20분간 항소 이유를 직접 밝혔다. 그는 "북한은 2023년 이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결정으로 남조선 통일이나 기존 대남 전략을 전면 폐기했다"며 "북한은 더 이상 반국가단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 사건은 제가 서울에서 '고니시'라는 정체불명의 사람을 만나 연락을 몇 차례 시도했는데, 수사당국은 그가 북한 공작원이었다고 주장하는 게 전부"라며 "피고의 행위 자체가 아니라 고니시가 북한 주민이나 공작원이라는 사람을 만났는가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어 "왜 만났는지, 어떤 통신을 했는지는 굳이 밝힐 필요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 측은 국가보안법에 대한 위헌법률제청심판을 신청했다고도 밝혔다. 이 연구위원의 변호인은 "최근 정부가 노동신문을 일반 자료로 분류해서 원본을 대중에게 공개했고, 북한 사이트 접속 차단을 해제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며 "북한이 적화 통일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는 기존 선례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며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에 잠입한 북한 공작원과 총 4차례 만나 자신과 국내 진보 진영 활동 동향 등을 보고하고, 암호화된 지령문과 보고문 송수신 방법을 교육받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북한 대남공작기구가 해외 웹하드에 게시한 암호화된 지령문을 내려받은 뒤, 보고문 14개를 작성해 5회에 걸쳐 발송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 주체사상, 세습 독재, 선군정치, 핵무기 보유 등을 옹호하고 찬양한 도서 2권을 출판한 혐의도 적용됐다. 문제가 된 이 연구위원의 저서는 '87·6월 세대의 주체사상 에세이'와 '북 바로알기 100문 100답'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연구위원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북한에 대한 태도가 바뀌어도 반국가단체인 헌법적 근거는 우리 헌법에 남아 있어 유효하다"고 판시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은 전력이 있고 재범의 우려가 매우 높아 원심의 양형이 가볍다"며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2006년 북한 공작원에게 남한 내부 동향을 보고한 '일심회' 사건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두 번째 항소심 공판기일을 다음달 23일에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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