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3년 실적 '13건'...성실 상환자 가로막은 데이터 칸막이 [징검다리론의 명암]

입력 2026-01-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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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3년 실적 13건 '유명무실'... 데이터 단절이 만든 장벽
성실상환자 위한 대출 취지 실종…KPI 반영되는 새희망홀씨만 '쑥'
기준 완화·접근성 강화해 1분기 전 은행권 도입… 실적 개선 기

(노트북LM 생성)
(노트북LM 생성)

저소득·저신용 서민의 ‘은행권 진입 사다리’로 설계된 징검다리론이 제도 도입 10년이 지나도록 사실상 멈춰 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실 상환 이력이 있음에도 관련 정보가 은행 신용평가에 반영되지 않는 ‘데이터 칸막이’가 정책금융의 흐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비대면 연동 시스템을 전 은행권으로 확대해 공급 구조를 전면 손질하겠다는 방침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최근 3년간 징검다리론 공급 실적은 총 13건, 대출액은 2억880만 원에 그쳤다. 연도별로는 2023년 6건(1억780만 원), 2024년 1건(400만 원), 2025년 6건(9700만 원)이다. 일부 은행은 최근 2년간 취급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징검다리론은 2015년 출시된 정책 서민금융 연계 상품이다. 햇살론 등 정책금융 상품을 2년 이상 성실 상환 중이거나 3년 이내 전액 상환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대출 한도는 최대 3000만 원, 금리는 연 9.0% 이내다. 정부 보증 없이 은행이 자체 재원으로 취급하는 순수 신용대출이라는 점에서 새희망홀씨와 구조가 유사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새희망홀씨로 수요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 새희망홀씨 공급액은 2023년 3조3414억 원에서 2025년 3조6100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은행 성과평가 체계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희망홀씨는 당국 관리 지표로 KPI에 반영되지만, 징검다리론은 별도 실적 관리 체계가 없어 은행 입장에서 적극 취급 유인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조적 원인으로는 서민금융진흥원과 은행 간 정보 단절이 꼽힌다. 그간 고객이 성실 상환 증명서를 직접 발급받아 창구를 방문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서금원 기준 ‘우수 차주’가 은행 신용평가시스템(CSS)에서는 여전히 저신용자로 분류되는 불일치가 반복돼 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제도 개편안을 내놓고 문턱을 낮췄다. 기존 ‘서민금융대출금 75% 이상 상환’ 요건을 폐지하고, 서금원이 ‘서민금융 잇다’ 플랫폼을 통해 성실 상환자를 선별·추천하면 은행이 자체 CSS를 거쳐 대출을 확정하는 비대면 원스톱 체계를 도입했다. 상환 비율과 무관하게 꾸준히 원리금을 갚아온 차주라면 이용할 수 있도록 구조를 손질한 것이다.

지난해 말 IBK기업은행이 개편안을 반영한 ‘i-ONE 징검다리론’을 국내 은행 최초로 출시하며 제도 활성화의 물꼬를 텄다. 금융당국은 올해 1분기 중 이를 14개 은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임수강 생산과포용금융연구회 부회장은 “접근성 강화로 포용금융 실적 개선 가능성은 커졌지만, 단순한 공급 확대보다는 상환 능력이 검증된 차주를 정교하게 선별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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