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압박 지속…韓 산업별 리스크 확대
투자·총수 외교·로비 등 복합 전략 필요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 국내 산업계의 미국 진출이 순항하고 있음에도 기업들은 오히려 더 촘촘한 대미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갈등, 보호무역주의 기조 속에서 기업들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환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자국 우선주의를 강하게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하에서는 로비 활동이 선택이 아닌 핵심 경영 전략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일 블룸버그 거버넌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연방 로비 지출 금액은 2024년 45억 달러(약 6조5444억 원)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비 금액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역시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정보기술(IT) 관련 기업들의 지난해 로비자금은 1억900만 달러로, 사상 처음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미국의 자국 산업 보호주의 기조 아래 모든 글로벌 기업이 현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로비 대응을 강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민관이 함께한 외교전으로 지난해 일부 성과를 거뒀지만, 미국의 관세 재압박으로 국내 기업들은 올해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에 적용되는 품목관세와 기타 상호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되돌리겠다고 압박 중이다.
한국 조선사 역시 미국 조선업 재건의 핵심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지만, ‘미국 내 건조’ 원칙과 각종 규제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다. 선박 관련 규제 완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마스가(MASGA)는 일시적·상징적 협력에 머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철강업계 상황은 더 녹록지 않다. 50%에 달하는 철강 관세는 지난해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못한 채 장기화하고 있다. 일부 철강기업들도 지난해 워싱턴 로비전에 참여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한미 동맹 강화가 강조되는 와중에도, 개별 산업의 이해관계는 별도의 전선에서 대응해야 하는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동맹을 이어가는 개별 기업 행보도 이어지고 있어, 올해는 기업 로비와 총수 현지 출장 등 적극적인 경영 전략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함께 테네시주에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올해 설계·조달·시공(EPC) 업체 선정 등 사전 작업을 마친 뒤 내년에 착공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도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비영리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을 방문해 핵심 광물 대담회에도 참여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단순 투자를 넘어 미국 행정부 동향을 파악하고 의견을 전달하는 복합적 대응이 점점 더 필요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자유무역 질서가 해체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이익을 유지하려면 정치 외적인, 이른바 ‘로비’ 등을 활용해 다른 비용 등을 줄이려는 동기가 충분하다”며 “판관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