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노사 한 목소리 “10% 실직 불가피…일방적 약가개편 중단하라”

입력 2026-01-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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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개편 비대위·향남제약단지 노사 22일 현장 간담회 개최…:“제조 기반·일자리 위협”

▲노연홍 비대위 공동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22일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한국제약협동조합 회의실에서 열린 ‘정부 약가 개편안 관련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노연홍 비대위 공동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22일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한국제약협동조합 회의실에서 열린 ‘정부 약가 개편안 관련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약가제도 개편이 강행될 경우 국내 제약산업에 피해가 불가피하다. 정부는 일방적인 약가 인하 추진을 중단하라.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가 약가제도 개편안이 산업과 의약품 생산 현장에 미칠 위험성과 파장을 점검하고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 22일 경기 화성시 향남읍 한국제약협동조합 회의실에서 향남제약단지 노사와 개최한 ‘정부 약가 개편안 관련 현장간담회’에는 비대위 위원단장을 비롯해 한국노총 화학노련 의약·화장품 분과 노조위원장단, 향남제약단지 입주기업 대표 및 공장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제네릭 및 특허만료의약품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0%대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약가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올해 2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 후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제약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비롯한 5개 단체는 11월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비대위는 개편안을 강행할 경우 제약업계에 연 최대 3조6000억 원의 피해가 예상되며, △국산전문의약품 생산 감소로 의약품 수급 불안 △고가의 수입의약품 대체 가속화 △약가인하 손실 보전을 위한 저가 해외 원료 전환에 따른 국내 원료 산업 고사 △매출 급감으로 인한 감원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직면할 것이라 예고했다.

노연홍 비대위 공동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개편안이 원안대로 강행되면 산업 기반이 붕괴하고 일자리 축소, 필수의약품 공급 불안이 불 보듯 뻔하다”라며 “특히 중소·중견 제약기업이 밀집한 향남은 경영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고용 불안과 지역경제가 위축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노 위원장은 “이번 사안은 노사를 불문하고 산업 지속가능성과 국민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공동의 문제라고 판단해 한마음 한뜻으로 모였다”며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산업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현장의 생생한 의견과 우려가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정부는 산업과 노동, 국민 모두를 위한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장훈 한국노총 화학노련 의약·화장품분과 의장은 “제약산업은 생명건강을 지키는 필수 산업으로 국민건강권과 직결된다”라며 “과거 약가인하 정책 실패가 남긴 매출 감소, 연구개발(R&D) 위축, 고용 불안, 임금 정체가 반복돼선 안 된다. 노동자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설치하고 고용안전과 R&D 투자를 약속해달라. 우리의 논의와 연대가 제약산업의 권리를 지키는 길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조용준 비대위 부위원장(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은 “약가를 국제 수준이라는 명목하에 일괄 인하하는 것은 이미 최저 수준의 4~8% 이익률로 버티는 제약사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며 “제네릭을 통해 얻은 수익은 신약개발을 위한 R&D 투자 비용이자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 생산시설을 위한 재투자 비용이다. 개편안이 강행된다면 혁신은커녕 공장 가동도 불투명해진다”고 말했다.

조 부위원장은 “일방적인 약가 인하가 아닌 실질적 영향을 분석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급격한 변화는 생태계를 파괴한다. 제약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규제가 아닌 진흥의 과정이 절실하다. 현장의 어려움을 담아내고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대위와 노사는 ‘의약품 생산 최전선에서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일방적 약가 인하 중단 및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호소문을 통해 “향남제약공단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의약품 생산 클러스터로 고도의 숙련도를 갖춘 GMP 전문 인력과 시설이 집적된 핵심 제조 거점”이라며 “약가인하가 그대로 시행되면 향남제약공단 입주기업들을 비롯한 국내 제약산업에 피해가 집중돼 최대 3조6000억 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의약품 품질혁신을 위한 설비 투자와 인프라 개선, R&D는 멈춰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 전체 종사자 12만 명 중 10% 이상의 실직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되며 생산라인 축소나 폐쇄 등이 잇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필수의약품과 국산 전문의약품 생산의 위축은 결국 고가의 수입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석자 일동은 △일방적인 약가 인하 추진 즉각 중단 △국내 제약산업 고용 안정 보장 △국내 제약산업 적극 육성 등을 촉구하며 “산업 현장의 절박한 호소와 경고를 외면한 정부 정책은 결국 의약품 공급 불안과 산업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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