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1억 원·연일 신고가…규제에도 ‘강남 불패’ [강남 집값 안잡나 못잡나 ①]

입력 2026-0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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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부동산 규제를 잇달아 내놓으며 집값 억제 의지를 내비쳤지만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고점을 갈아치우며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규제가 반복될수록 가격 상승세가 더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정부가 강남 집값 상승 억제 신호마저 내놓지 않으면서 강남 집값 잡기에 손을 놓은 것 아니냐는 평가마저 나온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서울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5~20%대를 기록하며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강남구는 14.67%, 서초구는 15.26% 올랐고 송파구는 22.52%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상승률(8.98%)과 비교하면 1.5배에서 많게는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강남 3구 집값이 좀처럼 꺾이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정부의 굵직한 대책 발표 전후로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되는 양상이 반복됐다.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이 시행된 6월에는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한 달 새 2.89% 올랐고 서초구(2.92%)와 송파구(3.61%)도 큰 폭으로 뛰었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3중 규제지역으로 묶은 ‘10·15 대책’이 발표된 10월에도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달 동안 2.91% 상승했다. 규제가 본격화하기 전인 1~5월 강남 3구의 월간 상승률이 1%를 밑돌거나 초반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3.3㎡(평)당 가격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강남구 아파트의 평당 평균 가격은 1억2286만 원, 서초구는 1억1176만 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전년 말과 비교하면 강남구는 28.5%, 서초구는 21.2% 상승했다. 송파구도 지난해 말 평당 9039만 원으로 전년(7107만 원) 대비 27.2% 급등했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부동산 정보 애플리케이션 집품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거래된 최고가 아파트 상위 10곳 가운데 9곳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 집중됐다.

서울 최고가 거래 아파트는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 신현대아파트로, 전용면적 115.23㎡가 65억 원에 거래되며 평당 가격이 1억8648만 원에 달했다.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전용 151.01㎡는 54억5000만 원으로 뒤를 이었고,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 전용 103.86㎡는 44억7000만 원에 거래되며 상위권에 올랐다.

본지 자문위원인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한 규제가 반복되면서 이미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팔면 손해’라는 인식이 굳어졌다”며 “버틸 필요가 없는 계층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강남권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기존 대책의 효과를 지켜보는 상황이란 시각도 있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지금은 10·15 대책 이후 중기적인 흐름이 어떻게 가는지를 모니터링하는 단계로 보인다“며 “다만 현 상태에서 추가 대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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