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패자부활전’인가…룰 바뀐 ‘독파모’에 대한 업계 시선

입력 2026-01-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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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평가를 통해 3개 정예팀만 남긴 정부가 패자부활전을 도입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게임의 룰이 바뀐 상황에서 재도전의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나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기업들이 잇따라 불참 의사를 밝힌 가운데 업계에선 ‘아무도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 카카오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재도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공개된 1차 평가 결과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가 탈락했다. 당초 1개 팀만 탈락시키겠다는 계획과 달리 2개 팀을 떨어뜨리면서 정부는 1개 정예팀을 추가 선발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상반기 중 추가 공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상은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를 포함해 1차 선발에서 탈락했던 카카오, KT,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코난테크놀로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컨소시엄 등이다. 최초 공모에 참여했던 기업 전반과 추가로 역량 있는 기업도 참여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패자부활전 도입 배경을 두고 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정부가 사실상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 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열악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환경에서도 국가대표 정예팀들은 이미 글로벌 지표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며 “정부 입장에선 패자부활전을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정책적 명분을 확보한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독파모에 참여한 국가대표 AI 모델 5개는 모두 미국 비영리 AI 연구기관인 에포크 AI의 ‘주목할 만한 AI 모델’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허깅페이스 공동 창업자 클렘 들랑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국이 허깅페이스 인기 모델 3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이번 1차 평가에서 살아남은 3개 정예팀의 모델이다.

하지만 게임 룰 자체를 바꾸는 방식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패자부활전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두 차례 탈락할 경우의 ‘낙인 효과’를 무시하기 어렵다. 성능 고도화를 위한 시간 싸움에서 불리해 최종 선정될 가능성도 낮다. 재도전에 나설 경우 특정 기업을 염두에 두고 정부가 평가 기준을 변경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이에 아직 명확한 불참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일부 컨소시엄 역시 재공모 참여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다른 정예팀들은 이미 6개월 동안 성능을 높인 반면 패자부활전으로 뒤늦게 합류하면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며 “네이버, 카카오, NC AI 등 한 번 탈락한 기업 입장에서 재도전은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많은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최종 선정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AI 스타트업에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추가 선정팀에도 GPU와 데이터가 지원되며 ‘K-AI 기업’이라는 명칭이 부여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최종 1위를 노리기보다는 인지도와 레퍼런스를 확보하려는 스타트업이 도전할 가능성은 있다”며 “어떤 팀이 추가되더라도 전체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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