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약해지는 경제 성장 불씨, 정책 패러다임 바꿔야”

입력 2026-01-1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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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신년 대담 방송 출연
둔화하는 경제에 ‘성장 철학’ 밝혀
글로벌 수준 AI인프라 구축 등 전략 제시

▲시사대담 프로그램 KBS '일요진단'에 출연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시사대담 프로그램 KBS '일요진단'에 출연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구조적으로 둔화하는 경제 현상을 지적하며, ‘성장 중심’의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침체된 경제 회복이 더 어려워지는 만큼 성장의 발목을 잡는 경제 관련 형사 처벌 조항도 줄여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18일 시사 대담 프로그램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설명하며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의 괴리를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성장률은 매 5년마다 1.2%씩 지속해서 하락해 왔다”며 “현재 잠재성장률은 약 1.9% 수준으로 낮아졌고 실질성장률은 이보다 더 낮은 1% 안팎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의 의미에 대해서는 단순한 수치나 지표가 아닌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문제로 규정했다.

최 회장은 “성장이 멈춘 경제는 브레이크가 걸린 자전거와 같아서 다시 출발하려면 훨씬 더 큰 힘이 든다”면서 “경제는 이미 성장의 불씨가 약해지고 있고 지금 전환하지 않으면 자본과 인력 유출과 같은 ‘리소스 탈출’로 경제 회생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장이 멈추면 민주화도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그는 “한국은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거의 유일한 국가”라며 “성장이 멈추면 분배 자원이 줄고 사회 갈등이 확대돼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도 위협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기업들이 성장에 집중하기 어려운 가장 큰 원인으로 성장할수록 불리해지는 제도 환경을 꼽았다.

그는 “기업이 성장하면 혜택이 늘어나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규제와 의무가 급격히 증가한다”며 “‘계단식 규제’가 기업의 성장 의지를 꺾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성장을 통해 얻는 과실보다 성장으로 인해 감당해야 할 규제와 리스크가 더 커는 현실을 비판하며 “이 구조에서는 기업의 성장이 국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최근 1인당 국민총생산(GDP)에서 한국보다 앞서게 된 대만의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대만은 사이즈별 규제 대신 타켓산업인 정보기술(IT)에 집중했고, 결국은 국부 펀드를 만들어 전략적인 투자를 통해 현재 TSMC를 만들었다”며 “경쟁이 없으면 대기업이 고착화되고 많은 대기업이 들어와서 유입하고 경쟁을 해야 성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성장정책뿐 아니라, 경제형벌의 문제점도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경제 관련 법안에 ‘형사 처벌(경제형벌)’ 조항이 과도하게 많고,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 회장은 “기업은 투자를 결정할 때 예상 리턴(수익), 시점, 규모 등 온갖 종류의 수치를 계산하여 리스크 관리한다”면서 “투자 프로세스에 징역형과 같은 형사 처벌 리스크가 포함되면, 이는 기업이 감당하거나 계산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 (이투데이DB)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 (이투데이DB)

최 회장은 일본과의 협력도 성장을 위한 선택지로 제시했다. 그는 ”한일 양국이 유럽연합(EU)의 솅겐 조약과 같은 단일 비자 체계만 도입해도 약 3조 원의 부가가치가 생긴다”며 “양국을 하나의 ‘경제 공동체’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제3국 한일 동시방문 여행상품’ 등 더욱 다양한 상품과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AI에 대해서는 “AI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석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는 수준의 문명적 변화”라며 “국가 전략의 핵심 요소”라고 평했다. 최 회장은 한국의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수준의 AI 인프라 구축 △AI 스타트업 시장 조성 △타당성 진단(POC, Proof of Concept) 지원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기존 벤처 기업과는 구분되는 AI 스타트업 전용 시장 생태계 조성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AI 스타트업은 AI를 전제로 사고하고 조직하는 신인류 같은 ‘AI 제너레이션’이 중심이 되는 산업”이라면서 “기존의 벤처 생태계와는 구별이 되는 다른 AI 스타트업 시장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대한민국은 새로운 성장과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그 동안 수출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루어왔지만, 이제는 K-컬처로 대표되는 다양한 문화 자산과 AI 기술, 그리고 소프트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국가 모델과 경제 서사를 만들어 갈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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