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저사양 메모리 중국이 맹추격⋯기술 우위 유지해야"

해외수출 핵심품목으로 손꼽히는 국내 반도체가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시장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부가 메모리 분야에서는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범용 저사양 메모리 부문에서는 중국이 추격을 가속화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요 품목별 수출 경쟁력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진찬일 한은 국제무역팀 과장과 민초희 조사역은 이번 조사를 위해 글로벌 점유율 중심이던 경쟁력 수치를 수요와 공급 요인으로 나누고 이 중 공급요인을 △품목 경쟁력(SP) △시장 경쟁력(SC)으로 나눠 분석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표 수출품목으로 꼽히는 반도체는 품목 경쟁력 강화가 수출 점유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진찬일 과장은 "반도체는 고부가 메모리 분야에서 기술 초격차를 유지했고 AI호황에 따른 수요 확대 국면에서 높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최근 중국이 저사양 메모리 부문 추격을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향후 시장경쟁력이 약화될 조짐도 일부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역시 브랜드 고급화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확보했으나 여타 경쟁업체들이 주요 수출시장에 현지공장을 확대해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은 시장 경쟁력을 약화시킬 요인으로 언급됐다. 차종 별로는 내연기관차가 중기적으로 경쟁력 개선에 크게 기여했고 전기차 경쟁력도 2022년 이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철강ㆍ기계는 시장 경쟁력 외에 품질 경쟁력에서도 밀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수요 수요 둔화 속 중국 공급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가 이어지며 동남아 등 주요 수출지에서의 시장 경쟁력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석유제품의 경우 정제 설비 고도화 등으로 품목 경쟁력이 개선, 그에 따른 수출 성과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국내 주요 품목 수출 개선을 위해서는 품목별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감안해 차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테면 철강 등 경쟁력 약화 품목은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술 고도화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에 집중하고, 반도체와 자동차 등 강세품목은 기술 우위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진 과장은 "수출 강세 품목의 경우 연구개발 지원 강화와 기술보안 중심 전략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부 차원에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응해 FTA 등 무역 협정 네트워크를 확충해 통상 비용을 낮추는 방식으로 국내 기업의 시장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