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장 강자 유바이오로직스, 프리미엄 백신에 ‘알츠하이머’ 까지[JPM 2026]

입력 2026-01-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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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 인터뷰

“플랫폼을 가진 회사로서, 프리미엄과 공공 백신을 아우르는 미드필더(midfielder)가 될 겁니다.”

백신 시장에서 유바이오로직스의 위치를 묻자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런 포부를 드러냈다. 백 대표는 회사의 핵심 연구개발 인력을 이끌고 12일(현지시간)부터 15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 중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현장을 누볐다. 글로벌 백신 기업들과 견주어 유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파악하고, 최선의 기술이전 기회를 잡기 위해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테일러 스트릿의 한 카페에서 백 대표를 만나 유바이오로직스의 유망 파이프라인과 앞으로의 성장 계획을 들었다.

대상포진·알츠하이머·RSV 백신 개발 ‘속도’…파킨슨병 백신 연구 시동

▲백영옥(사진 왼쪽) 유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조나단 로벨(Jonathan Lovell) 팝바이오텍 대표를 만나 양사의 조인트벤처 유팝라이프사이언스(EUPOP Life sciences)의 파킨슨병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유바이오로직스)
▲백영옥(사진 왼쪽) 유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조나단 로벨(Jonathan Lovell) 팝바이오텍 대표를 만나 양사의 조인트벤처 유팝라이프사이언스(EUPOP Life sciences)의 파킨슨병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유바이오로직스)

유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개의 주요 파이프라인에 중대 모멘텀을 맞는다. 우선 2024년 7월부터 진행해온 대상포진 백신 ‘EuHZV’의 1상 탑라인 결과 발표가 당장 다음 달 예정됐다. 올 상반기 중으로 알츠하이머 백신 후보물질의 1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계획이다. 또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EuRSV’의 긍정적인 1상 중간결과를 바탕으로 2상을 준비해야 한다.

이 가운데 알츠하이머 백신은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파이프라인이다. 뇌혈관에 축적되는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을 동시에 겨냥하는 ‘모자이크 항원 디스플레이’ 기술로 알츠하이머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용 백신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지원하는 연구과제에 선정돼 약 250만 달러(36억6200만 원)의 연구비도 확보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출자회사 팝바이오텍과 해당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파킨슨병 백신으로 협력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백 대표는 “50세 이상이면서 알츠하이머 자각증세가 나타나는 사람을 대상으로 접종하는 백신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라며 “증상을 없애거나 악화를 지연할 수 있는 치료용 백신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사한 원리가 적용된 미국 AC이뮨의 후보물질이 일본 다케다약품에 약 3조 원 규모로 라이선스 아웃됐다”라며 “유바이오로직스는 후발주자지만, 기전을 고도화하고 효과를 향상해 이를 넘어서는 빅딜을 노릴 것”이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알짜배기 후보물질로 보석함이 꽉 찬 만큼, 백 대표의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참석 주요 목표는 ‘가치 파악’과 ‘전략 설정’이다. GSK와 화이자 등 글로벌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백신 시장 동향을 읽고, 유바이오로직스의 파이프라인들이 어느 정도의 잠재력을 가졌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이에 기반해 향후 다른 기업과의 파트너십 경로를 설정할 예정이다. 또한 앞으로 협력할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기술거래 컨설팅 업체들도 살펴보고 있다.

백 대표는 “우리 기술을 시장에 섣불리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가치를 면밀히 파악해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 등 최선의 형태로 계약을 추진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어떤 파이프라인에 관심이 몰리는지 동태를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플랫폼 기술력 갖춰 공공·프리미엄 백신 개발 ‘선순환’…AI 항체 설계 도입 시도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테일러 스트릿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참석 목표와 회사의 성장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테일러 스트릿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참석 목표와 회사의 성장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첨단 기술과 프리미엄 백신 연구로 빅파마를 추격하는 힘의 원천은 공공 시장에서 나온다. 유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유니세프 및 세계보건기구(WHO) 입찰을 비롯한 글로벌 공공시장에 콜레라 백신을 공급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빅파마들 다수가 수익성과 사업 전략에 따라 시장에서 철수해, 유바이오로직스의 유비콜·유비콜플러스·유비콜-에스 등의 독주 체제가 자리 잡았다. 지난해 6월에는 콜레라 백신 누적 수출 규모 2억 도스를 달성했다.

국제기구들 사이에서도 유바이오로직스의 인기가 높다. 저발전 국가에서 흔한 감염병 백신을 지속해서 개발·생산할 역량과 의지가 있는 기업은 손에 꼽아서다. 현재 3상 단계에서 개발 중인 장티푸스 백신 ‘유티프씨’와 수막구균 백신 ‘EuMCV5’은 라이트재단(RIGHT Foundation)과 빌 게이츠 재단이 연구비와 생산설비 증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백 대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순환 체계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EulMT과 EuVCT등 자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공공 백신과 프리미엄 백신을 동시에 개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발전 국가에서 흔한 감염병을 겨냥한 백신을 개발하면서 축적한 노하우가 RSV와 대상포진 등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라며 “공공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 안정적으로 매출이 발생해 알츠하이머와 파킨슨 등의 고난도 연구도 추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프리미엄 백신 시장에서 매출을 올리게 되면, 말라리아와 결핵 등 수익성이 비교적 낮은 백신 연구도 지속해서 투자할 수 있게 된다”라고 부연했다.

플랫폼을 보유한 백신 기업에 남은 과제는 항원 설계다. 이미 완성된 기존 플랫폼에 새로운 항원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여러 감염병 백신을 제작할 수 있어서다. 항원 기술력을 위해 유바이오로직스는 인공지능(AI) 기업과도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백 대표는 “AI는 신종바이러스에 대한 항원의 가능성과 백신 효과를 분석하고, 항체 형성 시퀀스를 선정하면서 바이러스의 변이 구조도 예측해 백신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라며 “오늘도 항원개발 전문 AI 기업과 미팅을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바이오로직스는 플랫폼 기술과 대량생산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으니, AI 도입의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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