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0원 뚫린 '환율 발작'… 코스피 외국인, '팔자' vs '관망' 기로

입력 2026-0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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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거래소, 서울외국환중개)
(자료=한국거래소, 서울외국환중개)

코스피가 14일 사상 처음 4700선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다시 썼지만 외환시장에서 불거진 환율 급등이 외국인 매도 버튼을 자극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80원 선에 바짝 다가서자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과 관망 사이에서 눈치 싸움을 벌이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보다 30.46포인트(p) 오른 4723.10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올해 2일 첫 증시 개장 이후 9거래일 연속 기록 경신이다.

지수는 강세를 이어갔지만 외국인 수급은 뚜렷한 이탈 조짐을 보였다. 외국인은 이달 8일 5101억 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환율이 1459.90원까지 튀어 오른 9일에는 무려 1조8379억 원을 시장에 쏟아냈다. 이후 12일(-4852억 원), 13일(-1515억 원)에 이어 14일도 6534억 원을 팔아치우며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매도 규모는 약 3조6000억 원에 달한다.

환율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수익률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주가가 올라도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분이 이를 상쇄해버리면 실제 손에 쥐는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구간에 진입한 상황에서 환율 급등은 매도 명분을 제공하는 강력한 트리거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급 상황에 대해 "환율이 상방으로 가는 압박이 크다 보면 외국인 이탈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엔저 연동성과 트럼프발 지정학적 불안 등이 겹치며 원화가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밀린 상태"라고 평가했다.

(사진제공=KB국민은행)
(사진제공=KB국민은행)

다만 외국인들이 대규모 '엑소더스'를 감행하기보다는 일단 멈춰 서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관망세를 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 연구원은 "성급하게 떠나기보다 이번 주 예정된 미 CPI와 한은 금통위 결과를 확인한 뒤 방향을 정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방향성 탐색 구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이 인식하는 수급의 마지노선은 '1480원'이다. 최 연구원은 정부가 1480원 선을 강력한 방어선이자 단기 고점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과거 환율이 이 레벨에 진입했을 때 보여준 외환 당국의 시장 안정화 의지가 학습 효과로 작용해 외국인의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의 메시지 또한 중요한 변수다. 최 연구원은 "한은 총재는 환율이 펀더멘털과 괴리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계감을 보일 것"이라며 "정책 당국의 목소리가 시장에 얼마나 먹힐지가 외국인 수급 복귀의 관건"이라고 짚었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환율 상승을 피해 해외 증시로 자금을 옮기는 흐름 역시 국내 수급에는 부담이다. 개미들이 달러를 사서 떠나는 사이 지탱할 힘이 약해진 틈을 타 환율이 더욱 민감하게 튀어 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최 연구원은 향후 시나리오에 대해 "상단이 1480원 선에서 묶인다면 외국인들은 급격한 탈출보다 비슷한 레벨에서 방향성을 탐색할 것"이라며, "2분기 중 환율이 1400원 중반대로 내려오는 경로가 가장 우호적인 복원 경로"라고 전망했다.

결국 외국인의 귀환 여부는 환율 안정과 실적 확인에 달려 있다. 코스피가 신고가를 경신하며 체력을 증명한 만큼, 환율이 정책적 방어선 내에서 진정된다면 외국인의 '일시적 멈춤'은 다시 강력한 매수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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