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시작은 이달초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말 외환보유액을 발표하고 나서부터다. 내용은 전월보다 26억467만달러 감소한 4280억5461만달러를 기록했다는 것으로 특별할게 없었다. 그나마 특징이라면 지난해 5월 이후 7개월만에 첫 감소세이자,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줄었다는 정도다.
문제는 이를 일부 언론이 환율 방어 후폭풍에 28년만에 최대폭 감소라고 보도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같은 보도에 또 다른 언론들도 슬그머니 이같은 문구를 삽입, 따라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다만, 기사를 자세히 뜯어보면 매년 12월만을 기준으로 삼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발발했던 1997년(그해 12월 39억9885만달러 감소)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는 내용이었다.
일부 유튜브에서는 이런 내용조차 없이 그저 28년만에 최대 감소라고만 언급하고 있으니 그나마 이런 보도를 양반이라고 안도해야 할까. 결론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판단이다. 기자가 경제를 잘 모르고 썼다면 지식이 부족한 것이고, 알고도 그렇게 썼다면 의도적 왜곡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가계부채 통계가 대표적이다. 통상 집을 매매하거나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시기는 봄·가을 내지 학교 개학 시즌 등과 맞물리고, 소비가 증가하는 시기는 명절이나 가정의달 등과 맞물릴 수밖에 없다. 가계 대출은 대체로 이같은 시기와 연동해 증감한다는 점에서 매년 같은달 내지 같은기간과 견준 수치를 비교하는게 맞다고 할 수 있겠다. 더 쉬운 예를 들자면 아이스크림을 파는 기업이다. 이 기업은 보통 무더운 한여름 한 철 장사일 수밖에 없다. 매출이 한여름 급증했다가 서늘해지는 가을 급감했다고 해서 이 기업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고 해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외환보유액 지표는 계절성이 없는 지표다. 이런 지표를 마치 계절성이 있는 것 마냥 매년 같은달과 견줘 본다는 것은 잘못된 해석일 수밖에 없다.
뭔가 특징을 잡아 특색있게 기사를 쓰고자 하는 욕심과 클릭수를 높이고자 하는 욕망이 기자들에게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12월 감소폭은 28년만에 최대라고 호들갑을 떨 정도로 많지도 않다. 전체 외환보유액과 견줘보면 불과 0.6% 감소이기 때문이다. 반면, 1997년의 경우 전체 외환보유액이 204억546만달러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감소규모는 16.4%에 달하는 상당한 비중이었다. 전체규모(모수)를 감안하지 않고 보는 수치는 단순한 숫자 장난에 불과한 것이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이같은 기사와 유튜버들의 장난에 현혹되지 않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