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 1.4%, DB·KB·메리츠 1.3% 인상 확정
정비비·의료비 상승에 연간 적자 7000억 추산

다음 달부터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료가 1%대 인상된다. 정부와 보험업계가 상생금융 기조에 따라 보험료 인하를 이어온 지 5년 만에 다시 인상 국면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2월 11일 책임 개시 계약부터 자동차보험료를 1.4% 인상한다. 현대해상도 2월 16일부터 1.4% 인상률을 적용한다. DB손해보험은 같은 날 1.3%를, KB손해보험은 2월 18일부터 1.3% 인상을 확정했다. 메리츠화재 역시 2월 21일부터 자동차보험료를 1.3% 올릴 예정이다.
상위 4개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어 중소형 보험사들도 유사한 흐름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손보업계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은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그동안 보험료는 2022년 최대 1.4%, 2023년 최대 2.5%, 2024년 최대 3.0%, 2025년 최대 1.0% 등 4년 연속 인하됐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소비자물가지수 산정에 포함되는 항목인 만큼 정부의 인하 압박이 지속돼 왔다. 그러나 보험료 인하가 누적되면서 손해율이 빠르게 악화됐고 더 이상 인하 기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이번 인상의 배경이 됐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기준 대형 4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단순 평균 92.1%로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80%를 크게 웃돌았다. 1~11월 누적 손해율도 86.2%로 전년 동기 대비 3.8%포인트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적자 규모가 최대 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손해율 악화의 원인으로는 기후 변화에 따른 사고 증가와 자동차 수리 공임비 상승, 경상환자 과잉진료에 따른 의료비 부담 확대 등이 꼽힌다. 대형 손보사들은 당초 2.5% 안팎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금융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인상 폭은 1%대로 조정됐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4년간 보험료는 인하됐지만 정비 수가와 인건비 등 비용은 계속 올라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동차보험이 물가와 연동된 상품인 만큼 손실을 모두 보전할 수준의 인상은 어렵고 올해도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