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상 올랐지만 원재료값·세금도 걱정”...‘두쫀쿠 열풍’에 맘껏 웃지못하는 자영업자들[르포]

입력 2026-0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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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판매 중인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사진=황민주 기자 minchu@)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판매 중인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사진=황민주 기자 minchu@)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살 수 있어요?”

13일 오전 10시, 추운 날씨에 종종걸음으로 카페 문을 여는 사람들이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20분 동안 4명의 손님이 들어와 ‘두쫀쿠’를 찾았다. 5개, 5개, 2개, 3개… 총 15개가 순식간에 팔렸다. 디저트를 파는 카페들 말고도 곰탕집, 피자집에서도 두쫀쿠를 판다. 두쫀쿠 광풍이다.

‘두쫀쿠 맵’이라고 불리는 두바이 쫀득 쿠키 지도까지 등장했다.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두쫀쿠 판매 매장을 표시하고 매장별 판매 여부와 재고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다.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두쫀쿠 판매 매장을 표시하고 매장별 판매 여부와 재고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두쫀쿠 맵' (사진=두쫀쿠 맵 갈무리)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두쫀쿠 판매 매장을 표시하고 매장별 판매 여부와 재고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두쫀쿠 맵' (사진=두쫀쿠 맵 갈무리)

‘두쫀쿠’는 두바이 쫀득 쿠키를 줄인 말로 지난해부터 유행한 두바이 초콜릿을 변형한 디저트다. 카다이프와 화이트 초콜릿을 녹여 피스타치오와 섞은 크림으로 속을 만들고 마시멜로를 녹여 동그랗게 감싼 다음 코코아 가루를 묻혀 만든다. 겉은 쫀득한 찹쌀떡 식감에 속은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이 맛에 빠진 소비자들은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날 카페에서 만난 이예나(30) 씨는 "최근 기준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먹는다"며 "인스타에서 유행이어서 다들 사먹길래 호기심에 사게 됐다"고 말했다.

소비자로선 가격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두쫀쿠는 한 개당 평균 7000원~9000원 선이다. 이 씨는 "6000원~8000원 선에서만 구매한다. 더 비싸지면 가격 부담이 느껴진다"면서도 "처음에 먹어보니 너무 맛있었다. 그 뒤로 계속 찾게 되고 먹고 싶어져서 사 먹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판매자도 마음 한 켠이 편치 않다. 서울 강남구에서 11년째 카페를 운영 중인 사장 배윤호 씨는 두쫀쿠 열풍에 물량을 대느라 하루에 2시간도 못 잔다고 했다. 그는 "요즘 주먹이 잘 안쥐어져요. 손이 아파서"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두쫀쿠가 자영업자들 심폐소생술 해준다고 하는데, 저도 그런 것 같다"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실제 두쫀쿠는 최근 매상을 올려주는 일등공신이다. 배 씨가 기자에게 내민 영수증에는 두쫀쿠 140개, 총 91만 원이 결제된 내역이 찍혀 있었다. 배 씨는 "사실 저희 가게 메인 메뉴인 커피 매상이 오르는 건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두쫀쿠 덕에 커피를 맛보려는 신규 고객이 유입되는 걸 기대하긴 해요. 그게 (두쫀쿠를 힘들게 만들어 파는) 목적이죠"라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인해 두바이 쫀득 쿠키 가격을 인상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황민주 기자 minchu@)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인해 두바이 쫀득 쿠키 가격을 인상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황민주 기자 minchu@)

배 씨는 두쫀쿠 열풍이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재료 수급만 된다면 계속 판매하겠다"면서도 "이미 주문 넣어둔 원재료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언제까지 이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자영업자들에게는 '원가 부담'과 '세금 우려'란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다. 주재료인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 마시멜로 가격이 최근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 씨는 "지금은 원재료 자체를 구매하기가 어렵다"라며 "원재료 가격이 올라서 초반 대비 마진이 많이 줄은 상태"라고 한숨을 지었다. 마시멜로 역시 1kg당 1만 원 이하에서 4만 원대로 치솟았다. 그는 "원재료 가격이 오른 만큼 판매 가격을 올릴 수는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세금 폭탄 우려도 영세 사업자들의 발목을 잡는 이유다. 두쫀쿠로 인해 단기간 매출이 폭등할 경우, 5월 예정된 종합소득세 신고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연 매출 기준(1억 400만 원 미만)을 초과해 '간이과세자'에서 '일반과세자'로 전환될 경우, 부가가치세 부담이 10%로 급증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두쫀쿠 열풍은 얼어붙은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에겐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인 동시에 높은 원재료 가격과 세금 부담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달콤씁쓸한 딜레마가 아닐 수 없는 상황이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두쫀쿠 열풍은 고물가 시대에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확실한 행복을 살 수 있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소비가 쏠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여기에 SNS를 통해 타인의 경험을 공유하고 따라 하려는 심리가 더해지면서, '나만 안 먹어보면 소외된다'는 불안감과 '적은 돈으로 유행에 탑승했다'는 안도감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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