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장에…은행 대기자금 열흘 새 28조 원 증발

입력 2026-01-1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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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 646조⋯지난해 말 대비 27조 빠져
투자자예탁금은 첫 90조 돌파⋯'오천피' 앞두고 자금 흐름 이동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자 은행에 잠자던 대기성 자금이 무서운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새해 들어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이 27조 원 넘게 줄어들며 증시로 '머니무브'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MMDA 포함)은 전날 기준 총 646조 525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74조84억 원과 비교하면 총 27조4830억 원 급감한 수치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필요할 때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이다. 파킹통장과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예금 (MMDA) 등이 포함된다. 시중은행의 금리가 오르면 정기예금으로, 내리면 증권·부동산 등 투자자산 시장으로 이동하는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증시 흐름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3400선에 머물던 지난해 9월 말엔 669조7238억 원에 달했지만,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했던 지난해 10월에는 647조 8564억 원으로 한 달 새 21조 원가량 빠져나갔다.

실제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 상당액은 증시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92조8537억 원으로 사상 처음 90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5거래일 만에 5조 원 이상 늘었고 한 달 전과 비교하면 13조5000억 원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등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자금으로, 대표적인 증시 대기 자금이다.

은행 예금에서 증권사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4600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호황을 점치는 전망이 잇따르는 데다 1분기 내 5000선 진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코스피 지수도 1.47% 오르면서 4700포인트에 바짝 다가섰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주간 퀀틴전시 플랜'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강력한 상승 추세를 진행 중"이라며 "1분기 중 5000대 진입할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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