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전통제조업 혁신’ 박차 가할 때다

입력 2026-0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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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민간LNG산업협회 부회장

우리나라 전통 제조산업을 살펴보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석유를 전부 수입하는 나라가 석유화학제품을 매년 500억 달러어치나 수출하는가 하면 철광석이나 코크스 등 모든 원료를 수입해서 세계적인 철강산업을 키워 글로벌 시장을 누비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석유화학제품이나 철강제품을 잘 만들어 파는 것만으로 계속 끌고가기에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글로벌 산업경쟁환경이 예전처럼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보호무역과 관세전쟁, 그리고 중국·인도 등 우리보다 더 싸거나 더 나은 제품경쟁력을 갖춘 국가들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아마 앞으로도 더욱 어려운 경쟁 상황과 시장 환경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의 경험 활용해 경쟁우위 찾고

그렇다고 우리가 지금까지 잘해온 석유화학산업이나 철강산업을 포기하고 새로운 산업을 주도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다. 어떻게 우리의 전통제조업을 변신시킬 것인가.

요즘 인공지능(AI) 전환(AX), 나아가 제조업 AI화(MAX)가 새로운 돌파구로 제시되고 있다. AX 내지 MAX가 전통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생산성 향상을 유도해 녹록지 않은 글로벌 환경을 이겨내고 경쟁국과의 차별화를 도모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분명 AI가 장착된 우리 석유화학과 철강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고부가가치화는 지금까지 우리가 축적해온 글로벌 경쟁력을 일정부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전통제조업이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인가는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아무리 석유화학과 철강산업의 AI화에 매진하더라도, 기존 산업적 마인드와 경쟁력 타기팅을 전환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좋은 제품을 싸게 만들겠다는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산업의 시스템 경쟁력과 소프트 파워를 어떻게 확보하고 디자인해 나갈지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전통제조업을 재정의해야만 우리의 경쟁력 우위를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국·인도보다 더 나은 석유화학제품과 철강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지 못하는 현실은 전통제조업을 AI 전환한다고 해서 쉽게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20, 30년간 축적해온 전통제조산업의 경험과 역량,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과 혁신기술력은 그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우리만의 자산이다. 이러한 시스템 경쟁력과 소프트 파워를 융복합해 전통제조산업의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것은 후발국가들이 감히 따라오기 어려운 경쟁우위 요소가 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전통제조업, 특히 석유화학이나 철강산업을 가공무역 프로세스 내지 생산 부가가치, 그리고 제품단위의 시장가치에만 머물게 두어서는 안 된다. AX든 MAX든 생산성향상이나 고부가가치화를 내세워 또다시 전통제조업을 단지 제품레벨에서의 승부로만 끌고 가며 우리의 시간과 의지를 소모해서는 안 될 것이다.

축적된 노하우로 소프트파워 구축해야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우리의 전통제조산업을 근본적으로 리부팅해야 할 시점이다. 앞으로 우리가 도모해야 할 석유화학산업과 철강산업은 전통제조산업의 소프트 파워를 키우는 방향으로 재설정되어야 한다. 석유화학 내지 철강제품에 시스템과 엔지니어링 등이 접목되어 제품자체의 하드웨어 경쟁력을 훨씬 뛰어넘는 소프트 파워를 구축해야만 한다.

우리가 축적해온 전통제조산업의 역량과 노하우는 AI전환에 못지않은 솔루션과 소프트 파워로 재탄생할 수 있다. 이를 글로벌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전통제조산업은 새롭게 거듭날 수 있으며, 그렇게 해야만 우리 전통제조산업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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