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국내 자율주행, 원점서 다시 시작해야

입력 2026-01-08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

2025년 말, 우리나라 자율주행은 분명한 정체 국면에 놓여 있다. 정확히 말하면, 이는 현대·기아차 자율주행이 처한 현실이기도 하다. 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포티투닷(42dot)이 주도해 온 현대·기아차 고도자율주행 로드맵에 대해 결국 실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지난달 맥락 없이 공개된 포티투닷 시연 영상에는 그간 축적된 기술 연속성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자동주차에서조차 주변 구조물이나 매핑된 차량이 제대로 인식 안 되는 약점이 그대로 노출됐다. 늦었다 생각할 때 리셋하고 다시 터닝포인트를 잡는 게 외려 현명하다.

선진 기업들과 5년 이상 기술적 간극

글로벌 선도 업체들조차 최근 몇 년 사이 중요한 터닝 포인트를 거친 뒤 이미 다른 단계에 서 있다. 특히, 테슬라는 규칙 기반 자율주행의 한계에 부딪힌 뒤 완전자율주행(FSD) V12.x 후로 완전히 갈아엎다시피 하며 ‘E2E(end to end) 기반’으로 대전환하였다. FSD HW3.x와 HW4가 본래 E2E에 그리 맞지 않음에도, 성능을 끌어올리며 ‘붕~끽!’ 차원을 넘어선 ‘부드러운’ 고도자율주행의 신세기를 마련했다.

다른 미국, 중국의 선진 배터리 전기차 제작사도 크게 차이나지 않게 대전환을 가속화 중이다. 이런 흐름과 비교하면, 포티투닷 영상에서 엿볼 수 있는 기술 수준은 아무리 좋게 평가해도 양산차 기반 선진사들과 최소 5년 이상 간극이 있다고 보인다. 즉, 보다 근원적인 로드맵 재설계가 필요하단 말이다.

현대차·기아는 그간의 배터리 전기차 기반 고도자율주행 로드맵을 원점에서 다시 점검할 각오를 다져야 한다. 한계가 분명한 만큼, 현재 역량에 맞는 방향을 명확히 확정해야 한다. 센서 아키텍처가 비전 온리이든 센서 퓨전이든 ‘스파스’ 기반 프로세서를 조기에 확정하고 E2E 기반에 코드 보조의 ‘부드러운’ 고도자율주행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현대차·기아가 오너 차원의 단호한 결단을 한 것은 다행이다. 단, ‘늦었지만 잘했다’로 마무리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의 방향이 외려 시대 흐름과 어긋나 있었음을 직시해야 하고 이대로 방치하면 격차는 더욱 가속화될 거란 위기감이 고조되어야 한다. 그런 만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기반의 고도자율주행을 얼마나 빠르게 상용화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제는 기술 유행을 좇은 보고용 데모나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라, 고도자율주행이 실제로 구현된 양산 직전 차량을 시연해야 할 때다. 미국 테슬라의 FSD 국내 공개 반응에서 확인되듯, 소비자들이 반응하는 것은 잘 편집된 영상이 아니라 연출 없이 이어지는 실제 주행, 즉 무편집 원테이크 시연이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정교하게 편집된 기술 데모에 열광하지 않는다.

규제완화로 도로 위 검증 활성화를

2026년에 눈에 띄는 상용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보텀라인은 방향을 바로잡고 얼마나 빠르게 전환해 나가느냐다. 덧붙여, 우리나라 도로에서 고도자율주행을 자유롭게 실증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 첨단 고도자율주행 기술이 실제 도로 위에서 실시간으로 검증·관찰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산업경쟁력 강화이다.

현대·기아차의 자율주행은 이번 결단이 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현대차·기아 고도자율주행의 ‘터닝 포인트’다. 엔비디아와의 전방위 협력, 샤오펑 등과의 기술 파트너십은 중요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시그널이다.

그 결과, 2026년 이후엔 국산, 수입 자동차 가리지 않고 고도자율주행을 실험하는 장면을 우리나라 도로에서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는, 성공적인 대전환을 기대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보험사기 잡다 소비자 차별 가능성” 금융당국, AI 리스크 첫 경고
  • “주택 자산, 주식으로 이동…‘富의 지형’ 달라진다 [리코드 코리아 자산 대전환①]
  • 삼성證 “삼성전자, 목표가 18만원으로 상향…2026년 영업익 129조 전망”
  • 보합세 국제 금값…국내 금시세는?
  • [날씨 LIVE] 출근길 영하 11도 강추위…밤부터 중북부 비·눈
  • 희토류 전쟁 핵심 '제련ㆍ소재 연량'…韓 기업, 자원 안보 중심축 부상하나 [자원 패권, 신대륙戰]
  • 변동성 걱정될 때 분산투자…EMP, 연금·ETF 인기에 폭풍 성장
  • [AI 코인패밀리 만평] 성실한 게 무슨 죄
  • 오늘의 상승종목

  • 01.0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3,184,000
    • +0.27%
    • 이더리움
    • 4,548,000
    • -1.34%
    • 비트코인 캐시
    • 925,000
    • +1.04%
    • 리플
    • 3,108
    • -1.49%
    • 솔라나
    • 202,300
    • +1.91%
    • 에이다
    • 580
    • -0.85%
    • 트론
    • 431
    • -0.46%
    • 스텔라루멘
    • 337
    • -1.17%
    • 비트코인에스브이
    • 28,560
    • +0.39%
    • 체인링크
    • 19,350
    • -0.97%
    • 샌드박스
    • 173
    • -2.2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