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발 메모리 가격 급증

메모리 반도체 공급자 우위 현상이 이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투자가 확대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빠듯해졌고 D램 가격 급등이 실적을 강하게 밀어 올리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는 이달 말 4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하며 삼성전자는 8일 잠정실적을 공개한다. 증권가에서는 D램을 앞세운 메모리 사업 호조로 양사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92조6279억 원, 영업이익 19조593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1.8% 증가한 수치다. 일부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2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 전망도 가파르다. 컨센서스 매출은 31조2904억 원, 영업이익은 16조4885억 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43조1048억 원, SK하이닉스는 44조5186억 원으로 합산 영업이익은 약 87조6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에서도 추가 상향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강력한 D램 가격 상승이 4분기 실적을 좌우했다고 분석한다. 시장에서는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의 평균판매가격(ASP)이 3분기 대비 각각 36%, 15% 상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격 상승 폭이 예상보다 가팔라지자 증권사들은 2026년 실적 전망치까지 서둘러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45~50% 상승했고,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전체 D램 가격은 50~55% 올랐다.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33~38% 인상됐다.
삼성전자의 DS(반도체부문) 사업부 영업이익은 17조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가 이어지던 파운드리 사업도 손실 폭이 크게 줄어 500억 원 수준의 영업손실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AMD향 HBM3E(HBM 5세대) 수익성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데다 삼성전자는 D램 물량 자체가 많아 전 분기 대비, 전년 대비 성장률 모두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D램 가격 상승은 이를 탑재하는 PC와 스마트폰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마트폰 비수기와 가전 시장 수요 정체로 MX(모바일경험) 사업부와 CE(가전) 사업부의 수익성은 다소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메모리 가격 상승 폭이 워낙 커 전체 실적에는 충분히 상쇄 효과를 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향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해 온 점이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다. 흥국증권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D램 매출 25조477억 원 가운데 HBM 매출이 8조56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D램 영업이익률은 62%로 HBM의 64%와 거의 같은 수준까지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분기 50% 수준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메모리 공급자 우위 구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AI 서버용 수요가 견조한 데다, 공급 확대 속도는 제한적인 만큼 메모리 가격 강세가 실적을 계속해서 떠받칠 것이란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