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자가 피감시자?'… 생곡 폐기물시설 대책위, 정관 위반·횡령 의혹에 신뢰 붕괴

입력 2026-01-06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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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강서구 생곡마을 전경  (사진제공=부산시)
▲부산광역시 강서구 생곡마을 전경 (사진제공=부산시)

부산 강서구 생곡마을 폐기물 처리 시설을 둘러싼 투명성 논란이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지역주민 대표 기구인 생곡폐기물처리시설대책위원회(이하 생곡대책위)가 자체 정관을 위반하면서까지 위원장 교체를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관련 시설을 둘러싼 수사까지 겹치며 주민 신뢰가 급속히 흔들리고 있다.

생곡대책위는 최근 대책회의를 열어 위원장 교체 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후임 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허모 씨가 정관상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생곡대책위 정관에는 "위원장은 반드시 지역주민이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폐기물 처리 시설로 인한 피해와 이해관계를 직접 겪는 주민의 목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이다. 하지만 허 씨는 지역주민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정관을 정면으로 위반한 인선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허 씨가 위원장에 선출될 경우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장을 겸할 수 있다는 소문까지 주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현실화될 경우 감시·견제 기구인 대책위의 수장이 피감시 대상 기관의 책임자를 동시에 맡는 구조가 된다. 사실상 감시 기능이 무력화되는 셈이다.

한 주민 관계자는 “정관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주민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느냐”며 "투명성과 민주성이 생명인 주민 조직이 스스로 원칙을 허무는 것은 신뢰 포기 선언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재정 비리 의혹이라는 또 다른 악재가 터졌있다. 부산강서경찰서는 지난 7월 25일 생곡마을 일대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와 부산폐가전회수센터 등 5곳 이상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재활용 사업과 관련한 약 3억 원대 횡령 혐의가 수사 명목이다.

경찰 관계자는 "횡령 혐의로 고소가 접수돼 자료 확보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현재까지 파악된 금액은 약 3억 원 규모로, 추가 혐의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재활용센터 관계자 A씨가 피의자로 특정됐으며, 경찰은 관련 업체 대표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대상 업체 대표 B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정황을 공개했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회사 지분을 매입한 뒤 공동 운영을 제안했지만, 이후 회사 자금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B씨는 "약 3억 원 중 1억 5천만 원가량의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아 지난 7월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단순한 회계 착오로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상당 금액의 자금 흐름이 추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도적인 자금 유용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생곡마을을 둘러싼 상황은 정관 위반에 따른 조직 정당성 훼손과 횡령 의혹에 따른 재정 투명성 붕괴라는 두 문제가 동시에 맞물려 있다. 특히 위원장과 센터장 겸직 가능성은 향후 비리 감시와 책임 추궁을 구조적으로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부산강서경찰서 지능범죄수사대는 수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만간 수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위원장 선임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폐기물 처리 시설은 주민 생활과 안전에 직결된 공공 영역이다. 정관 준수, 권한 분산, 철저한 감시 체계 없이는 신뢰 회복도, 지속 가능한 운영도 어렵다.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린 주민 조직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그 귀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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