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T 운영사 에스알(SR)의 차기 수장 인선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정부가 3월 KTX·SRT 교차 운행을 예고한 만큼 새 수장들은 통합을 추진하는 동시에 조직 충돌을 최소화하고 현장 사고 리스크까지 함께 관리해야 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 사장 후보 5배수, SR 대표이사 후보 3배수 명단이 조만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후 공운위가 인사 검증을 거쳐 후보군을 압축하면 대통령 임명 절차 등을 통해 다음 달께 양사 수장 인선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레일은 한문희 전 사장이 지난해 8월 경북 청도 구간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사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뒤, 이튿날 사표가 수리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코레일은 4개월 넘게 사장 공백이 이어지며 현재는 정정래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코레일 사장 후보군에는 정희윤 전 인천교통공사 사장, 이종성 전 서울메트로 신사업지원단장을 비롯해 대학교수, 코레일 내부 출신 인사, 서울교통공사 출신 인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통합 국면을 고려할 때 정책 이해도와 조직 관리 역량이 함께 평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R은 이종국 전 대표이사가 경영평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뒤, 지난해 11월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이후 SR도 두 달 가까이 대표이사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SR 대표이사 후보군은 정왕국 전 코레일 부사장과 김오영 전 SRT 운영실장, 서훈택 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등 3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수장들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는 통합 일정에 맞춘 실행력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8일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추진 방침을 공식화하고 올해 3월부터 KTX·SRT 교차 운행을 시작하는 로드맵을 내놨다. 이후 단계적으로 운영 통합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기관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코레일·SR 통합과 관련해 조속한 추진을 주문한 만큼, 새 수장 체제에서도 속도 조절보다는 실행이 우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교차 운행까지 두 달도 남지 않은 만큼, 새 수장은 배차·차량 운용·정비 기준부터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 지연·장애 발생 시 대체편성 투입과 안내·환불 등 고객 대응 절차도 표준화가 필요하다. 예매·발권 시스템 일원화 역시 이용자 불편을 줄이기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통합 과정에서의 노사 갈등 관리도 부담이다.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SR 노조를 중심으로 독점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통합 효과와 서비스·요금 변화에 대한 설명 책임이 커질 전망이다.
조직·인력 재편 논의가 본격화되면 고용 안정과 처우 격차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SR 대표 후보군이 내부·국토부·코레일 출신으로 압축됐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통합 국면에서 외풍 인사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전 강화는 통합 추진과 병행해야 할 과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최근 10년간 코레일 직원이 선로 인근 작업 중 열차와 충돌해 발생한 인명 피해는 23건이며 이 중 11명이 사망했다. 교차 운행과 운행 효율화가 진행될수록 현장 작업과 정비의 위험 요인이 늘 수 있어 선로 작업 통제와 작업자 안전관리 등 현장 안전 체계를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새 수장은 취임 직후부터 운영 안정과 노사 조정, 안전 강화 과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구조”라며 “통합 속도보다 현장 리스크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