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의 판단 지연과 검찰이 제공한 정보의 한계 속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재산 추적에 나선 이례적 상황이다.
성남시는 남욱 측이 추징보전 해제를 시도하며 재산을 매각·현금화하려는 정황이 잇따르자 범죄수익 처분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확대한다고 6일 밝혔다.
시는 천화동인 4호(현 엔에스제이홀딩스)를 상대로 한 300억원 규모 채권 가압류 절차 과정에서, 금융기관이 법원에 제출한 채권·채무 진술서를 통해 해당 법인 계좌에 1010억 원 상당의 추징보전 조치가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별도로 남욱 소유 강동구 소재 부동산에 대해서도 검찰이 1000억원 안팎으로 평가해 추징보전 조치를 해둔 사실을 추가로 파악했다. 성남시는 해당 계좌의 가압류 가액을 1000억원대로 확대하고, 강동구 부동산 역시 권리관계를 확인한 뒤 가압류를 신청할 계획이다.
문제는 정보의 공백이었다. 성남시는 수차례 요청 끝에 검찰로부터 제공받은 자료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실제로 유지되고 있는 ‘실질적 추징보전 재산목록’이 아니라 초기 단계의 ‘법원 추징보전 결정문’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해당 계좌와 부동산 정보는 12월1일 진행된 14건의 가압류·가처분 신청에 포함되지 못했다.
결국 성남시는 26만쪽에 달하는 형사기록을 직접 열람·등사하며 은닉재산을 자체적으로 추적했다. 그사이 검찰 추징보전으로 묶여있던 강동구 건물 일부는 경매 절차를 거쳐 소유권이 이전됐고, 이에 따라 추징보전 효력이 상실된 사례도 확인됐다. 범죄수익 보전장치가 작동하는 동안에도 재산 이동은 계속됐다는 의미다.
법원의 판단 지연 역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성남시는 남욱 관련 법인이 보유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부지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했지만, 서울남부지방법원은 검찰의 기존 추징보전을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시는 즉시 항고했으나,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부지가 500억원에 다시 매물로 나온 사실이 부동산 업계를 통해 전해졌다.
성남시 관계자는 “국회에서 법무부 장관이 민사소송 지원을 언급한 이후에도, 실제로 지자체가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재산목록은 제공되지 않았다”며 “범죄수익 환수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가 직접 재산을 찾아내 가압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형사재판에서 수천억원 규모 범죄수익 가운데 일부만 추징이 이뤄진 여건에서도, 시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조치는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관련자 4명을 상대로 신청한 가압류·가처분 14건 가운데 12건, 총 5173억원이 인용됐다. 항고 1건(400억원)과 미결정 1건(5억원)은 절차가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