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찬진 “금융지주 회장 연임, 후보군마저 골동품”… 쿠팡엔 ‘갑질·폭리’ 직격

입력 2026-01-0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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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독립성 의문…BNK 검사 결과 따라 금융지주 전반 확대
장기 연임에 차세대 리더십 고갈 경고 “견제 없는 이사회 위험”
쿠팡파이낸셜 고금리 ‘자의적 산정’ 판단…검사 전환·제도 개선 시사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6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6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연임 관행과 쿠팡 계열 금융사의 영업 행태를 동시에 정조준했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제도 손질을 예고한 데 이어, 쿠팡파이낸셜의 고금리 대출을 ‘갑질에 가까운 폭리 구조’로 규정하며 검사 전환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지배구조와 플랫폼 금융을 동시에 겨냥한 강도 높은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지주 회장 장기 연임에 대해 “차세대 후보군도 6년씩 기다리다 보면 에이징돼 결국 ‘골동품’이 된다”고 직격했다. 회장 중심의 장기 집권 구조가 차세대 리더십 육성을 가로막고, 이사회 견제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판단이다.

금감원은 이달 중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이사 선임 절차, CEO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이사와 CEO 임기 구조를 중점 점검한다. 이 원장은 “이사회가 과연 독립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가 문제의 본질”이라며 “필요하다면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CEO와 동일한 시각을 공유하는 이사회가 반복될 경우 주주 이익을 대변하는 기능이 형해화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검사 카드도 꺼냈다. 현재 진행 중인 BNK금융지주 수시검사 결과를 오는 9일 1차로 확인한 뒤, 금융지주 전반으로 검사 확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투서 등 문제 제기가 상당히 접수돼 절차적 정당성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회장 연임 문제와 이사회 독립성 논란을 검사와 제도 개선으로 동시에 압박하는 구도다.

플랫폼 금융에 대한 경고음도 한층 커졌다. 이 원장은 쿠팡 계열 쿠팡파이낸셜의 고금리 대출과 관련해 “결제 주기가 한 달 이상으로 지나치게 길고, 이자 산정 기준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자의적인 기준 적용으로 결과적으로 폭리를 취한 구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밀 점검을 거쳐 현재 검사로 전환하는 단계”라며 “상도덕적으로도 ‘갑질’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쿠팡페이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연계 구조를 핵심 점검 대상으로 지목했다. 쿠팡과 쿠팡페이 간 정보 이동을 크로스체크하고 있으며 민관 합동조사단과 함께 쿠팡 본사 점검도 병행 중이다. 다만 전자상거래업체인 쿠팡 본사는 직접 검사 대상이 아니라는 한계도 함께 언급했다. 이 원장은 “대형 유통 플랫폼도 금융업권과 유사한 수준의 규율이 필요하다”며 제도 개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쿠팡 임원들의 주식 매각 논란과 관련해서는 미공개정보 이용 소지가 확인될 경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공조 가능성도 열어뒀다. 일부 사안은 과거 공시된 내용이지만, 문제 소지가 있는 건은 추가 점검 중이라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과 관련해서도 “주가조작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핵심 원인은 포렌식 인력 부족”이라며 인지수사권 부여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허송세월하는 사이 증거가 인멸된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발언을 두고 “금융지주 회장 연임 구조와 플랫폼 금융의 사각지대를 동시에 겨냥한 전면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배구조 개편과 검사 확대, 플랫폼 규율 강화가 맞물리면서 금융지주와 빅테크 모두 긴장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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