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모 잡힌 '민생 법안 200건 육박'⋯여야 '강대강' 대치 처리 안갯속

입력 2026-01-0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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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197건 이월…1월 국회부터 적체
사법·수사·국회 제도 개편, 정쟁의 중심
민생 법안은 ‘합의 대상’이자 ‘협상 볼모’

▲30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마지막 본회의인 12월 임시국회 3차 본회의에서 안건을 모두 처리한 여야 의원들이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의로 국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마지막 본회의인 12월 임시국회 3차 본회의에서 안건을 모두 처리한 여야 의원들이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의로 국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의 '강대강' 대치로 새해 경제ㆍ민생법안 처리가 안갯속이다. 지난해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이 200건에 육박하지만 ‘정쟁’에 맞춰진 입법 시계로 공회전은 새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정기국회와 임시국회를 거치며 처리되지 못한 법안은 197건이다. 법왜곡죄를 신설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요건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과 같은 일부 쟁점 법안을 제외하면 대부분 여야가 상임위원회에서 합의해 본회의에 올린 비쟁점·민생 법안들이다.

여야는 소상공인 금융지원, 취약계층 보호, 지역균형발전 관련 법안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일부 비쟁점 법안은 상임위 단계에서 합의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문제는 처리 순서다. 여야가 민생 법안을 핵심 쟁점 법안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면서 ‘볼모’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생 법안이 따로 처리되기보다는 정쟁 국면의 부속물처럼 취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법안은 반도체특별법이다. 특별법은 △전력·용수 등 관련 기반시설 확충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및 보조금 지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을 통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이 처음 나온 시점부터 따지면 1년6개월 넘게 표류 중이다.

반도체특별법은 22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논의가 시작됐지만 주52시간제 예외 조항(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서 처리가 미뤄졌다. 이후 계엄과 탄핵 국면을 거치며 사실상 중단된 바 있다.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을 촉진하고 미래도시 전환 추진을 지원하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재난 피해자의 실질적 지원을 위한 중앙합동재난피해자지원센터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도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본회의 통과까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특검 정국이 대표적인 걸림돌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차 종합특검과 통일교 특검을 8일 본회의에서 동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법원행정처가 특검 추천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헌법재판소 등 외부기관이 4명을 추천하면 여야가 이중 1명씩 추천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추가 특검 추진에 대해 “내란 프레임을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통일교 특검의 수사 범위와 추천권을 둘러싼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1월 법사위·본회의는 정쟁의 최전선이 될 전망이다.

'6ㆍ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는 갈수록 정쟁화되고 있다. 여당은 ‘민생 우선·국정 안정’을, 야당은 ‘정치 보복·방탄 입법’ 저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1월 국회에서 어떤 법안을 먼저 처리하느냐가 향후 국회 운영 기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 다른 관계자는 “초반부터 민생이 밀리면 그 흐름은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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