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판단 유보⋯행동 지켜보겠다”
정권 향방 여전히 안갯속

미군 공격을 받고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대신해 베네수엘라 대통령직을 승계한 것으로 관측됐던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3일(현지시간) 유일한 대통령은 마두로라고 충성 선언을 했다. 이에 베네수엘라 정권 향배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 국영 TV에서 중계한 방송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생포를 야만적 행위이자 납치”라고 규정하며 “마두로가 여전히 국가의 유일한 대통령이다”라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발언 현장에는 국가 주요 수뇌부들이 자리했으며, 장소는 수도 카라카스로 추정된다. 앞서 부통령이 러시아에 있다고 보도됐으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로드리게스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몇 분 전 밝힌 베네수엘라 정권 이양 계획과 배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클럽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로드리게스가 이미 대통령으로 취임 선서를 했다”면서 “베네수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기꺼이 의지가 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또한 미국이 당분간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알렸다.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로드리게스의 발언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그들이 국가를 위해 큰 봉사를 할 수 있는 독특하고 역사적인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기회를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좋은 여성”이라고 표현하면서도, 베네수엘라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권력 이양 대상에서 배제했다.
앞서 로드리게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두로 생포 발표에 직후에는 “마두로 대통령의 생존 여부를 입증할 증거와 현재 위치를 공개하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로드리게스는 마두로 다음으로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헌법상으로도 마두로 대통령 유고 시 대통령직은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승계한다. 정보부 장관, 외교부 장관 등을 거쳐 승진했으며, 논란이 된 2024년 대선 이후 석유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국가 예산 편성과 외교 노선을 주도해 왔으며, 중국·러시아 등 핵심 동맹국과의 관계 강화를 담당해 왔다. 최근에는 미국 제재 속에서도 원유 수출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에 베네수엘라산 원유 구매 확대를 요청했었다.
그는 베네수엘라 중앙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 정치 경력을 시작했다. 그의 부친 호르헤 안토니오 로드리게스는 1960~70년대 급진 좌파 인사이자 마르크스주의 정당 창립자였으며, 1976년 국가안보당국의 고문을 받아 수감 중 사망했다.
로드리게스와 함께 일했던 인사들은 부통령이 새벽이나 밤늦은 시간까지도 메시지에 답할 만큼 강도 높은 업무를 소화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로드리게스는 이날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통화했다. 러시아는 마두로 체포를 규탄한 베네수엘라의 주요 동맹국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