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신체 변화까지…노년기 우울증 ‘주의’ [e건강~쏙]

입력 2026-01-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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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개선되면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서비스 이용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노년기, 즉 65세 이상에서 나타나는 정신 질환은 대중의 관심 밖에 있다. 환자 본인과 가족 모두 증상이 상당히 심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노인의 우울증을 진단·치료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주의 깊은 관찰과 사회적 도움이 필요하다.

대부분 정신질환은 청·장년기에 발병하여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따라서 노년기에 처음 증상이 나타나면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자녀의 독립과 사회적 관계의 축소로 인해 주변에서 환자의 변화를 제때 발견하지 못하기도 한다. 게다가 노년기에는 다양한 신체 질환과 인지 저하가 동반돼, 정신과적 증상이 가려지는(masking) 경우도 많다.

3일 국가정신건강포털에 따르면 일반 노인 인구에서 주요우울장애 유병률은 1~4%, 경미한 우울증은 4~13%로 보고된다. 특히 만성 질환이 있는 노인에서는 이 비율이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이에 비해 전체 성인(만 18세 이상) 인구에서 주요 또는 경미 우울증의 유병률은 약 7.8% 수준이다. 2021년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6명이었으나 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40.6명으로 훨씬 높다.

우울 증상이 있으면서 그 강도가 심하면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로 진단된다. 이는 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또는 흥미·즐거움의 상실이 있으면서 △거의 하루 종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대부분의 활동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의 현저한 감소 △체중의 뚜렷한 변화 혹은 식욕 변화 △불면 혹은 과수면 △정신운동성 초조 또는 지체 △피로감 혹은 에너지 저하 △무가치감이나 과도한 죄책감 △사고력·집중력 저하, 우유부단함 △죽음에 대한 반복적 사고, 자살사고 또는 시도 등의 9개 증상 중 다섯 가지 이상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진단한다.

노년기의 우울증은 다른 연령층과 구별되는 여러 특징을 보인다. 젊은 층에선 주관적 우울감, 무기력, 죄책감을 표현하는 반면 노년층은 두통·어지러움·가슴 두근거림·소화불량·허리통증 등 불특정한 신체 증상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들은 일관되지 않고 시간에 따라 변하기도 하므로 다양한 진료과의 진료와 검사를 거친 뒤에야 정신건강의학과에 의뢰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인생 주기의 변화와 상실로 인한 우울증도 노년기 환자의 특징이다. 평생 근무한 직장 은퇴, 자녀 독립, 배우자·친구 상실 등은 노년기에 피할 수 없는 변화다. 상실이 반복되면 무력감과 무가치감이 깊어진다. 삶의 변화 자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우울감이 장기간 지속되고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면 의학적 치료의 대상이다. 우울증상으로 인해 인생 주기의 변화에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이는 더욱더 심각한 우울감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우울증과 함께 인지 저하와 치매가 겹쳐 나타나기도 한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치매 위험은 빠르게 증가한다. 국내 역학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에서 약 5.8년마다 치매 유병률이 두 배로 증가한다. 2023년 기준 노년기 치매 유병률은 약 9.25%, 경도인지장애는 28.4%에 달한다. 인지 저하가 있는 경우 기존 활발히 하던 활동에 참여가 줄어들고 무 감동증(apathy)이 나타나면서 감정 표현이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치매 환자들이 우울 증상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변기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매의 경과에서도 우울 증상이 30~80%까지 동반되므로 이에 대한 치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라며 “노년기의 우울 증상이 심할 경우 주의력 및 집행기능의 저하를 초래해 마치 치매와 같은 인지 저하를 보일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질환에 의한 치매와 달리 우울증에 의한 인지 저하는 적절한 치료로 인지 기능이 호전될 수 있다는 가역성(reversibility)이 있다”라며 “치매와 우울증은 흔히 동반될 뿐만 아니라 감별도 어려워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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