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은 보험산업 전반에 구조적·제도적 전환 압력이 본격화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AI)의 실질적 활용 단계 진입, 기후·재해 리스크의 상시화, 초고령사회 대응 정책의 본격 시행, 생산적 금융 기조 강화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보험사의 역할과 책임 범위가 크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연구원은 4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2026년 보험산업이 직면할 핵심 과제로 △AI 활용 전략 △지속가능성 대응 △고령사회 리스크 관리 △생산적 금융 전환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보험산업 전반에서 파일럿 단계를 넘어 실제 운영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보험금 지급심사, 언더라이팅, 고객관리 등 보험 가치사슬 전반에 AI 적용이 확산되고 있으나, 동시에 설명 오류, 차별, 사기, 운영 장애 등이 AI 적용으로 대량으로 실시간 영향을 미치면서 새로운 소비자 피해 리스크도 증폭되고 있다.
이에 각국의 금융 감독기관은 AI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 금융기관의 책임있는 AI 사용을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올해 1월 시행 예정인 인공지능 기본법을 포함해 국내외 규제 환경이 빠르게 정비되고 있다.
보험사에는 ‘AI 도입 여부’보다 ‘책임 있는 AI 운영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순 자동화를 넘어 설명 품질을 높이고 영업·모집 과정에서 소비자 신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AI를 활용하되, 전사적 AI 리스크 거버넌스 및 리스크 관리 전략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후위기 대응 역시 보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꼽혔다. 폭염, 집중호우, 산불 등 자연재해가 대형·빈발화하면서 재해 보장 격차를 줄이고 공공과 민간이 리스크를 분담하는 구조 마련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풍수해보험, 농작물재해보험 등 국가재보험 기능의 지속적 보완과 함께 대재해채권과 같이 재해 리스크가 연계된 보험연계증권(ILS) 도입, 보험연계증권의 발행주체인 특수목적기구(SPV)와 관련된 제도 정비 등을 통해 대형 재해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기후취약계층 보호와 지속가능성 공시 도입을 통해 저탄소 산업으로의 전환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사회 대응은 2026년부터 제도적으로 전환점을 맞는다. 3월 27일부터 돌봄통합지원법(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의 본격 시행과 함께 치매안심 재산관리지원서비스 시범사업이 시작되면서, 노후 리스크 관리의 초점이 ‘돌봄’에서 ‘재산권 보호’까지 확대된다. 보험연구원은 "이러한 정책 국면에서 보험회사는 단순한 보장자 역할을 넘어, 노후와 관련된 복합적 위험을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노후 리스크 매니저로 기능 범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는 보험산업에 새로운 기회이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가 국민성장펀드 출범 등을 통해 첨단산업·인프라 투자 확대를 추진하면서, 장기 투자자 성격의 보험사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이는 자산·부채관리(ALM)를 위해 장기투자처가 필요한 보험회사에게 있어 실물경제에 기여함과 동시에 수익성 있는 장기투자를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생산적 부문 투자는 현금흐름의 불확실성이 높고 자산가치 변동성이 크다는 특성으로 인해 요구자본이 높게 산출될 수 있으며, 이는 보험회사의 지급여력 관리 부담을 확대시킬 수 있다. 보험연구원은 "보험산업의 생산적 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책펀드 투자 및 생산적 부문 직접 투자에 대한 자본규제를 개편해 투자 유인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