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산 석도강판 유입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정부에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 중국산 저가 공세에 대응해 열연강판, 후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가 부과된 데 이어 도금·컬러강판, 특수강 봉강 등 제품 전반으로 내수 시장 방어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3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KG스틸, TCC스틸, 신화다이나믹스 등 국내 석도 3사는 최근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에 중국산 석도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
석도강판은 0.14~0.6㎜ 냉연강판에 주석을 전기 도금한 금속판이다. 외관이 우수하고 내식성, 가공성, 용접성 등이 양호해 음료·식품 캔이나 병마개, 전자부품 등에 폭넓게 쓰인다.
철강사들은 중국산 제품의 지속적인 저가 공세로 국내 시장이 빠르게 잠식되고 있으며, 이를 더욱 방치할 경우 시장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 인식이 작용해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중국산 석도강판의 수입량은 2022년 3만t(톤)에서 2023년 4만7600t으로 58.3% 증가했고, 지난해는 4만6600t을 기록했다. 올해도 4만t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원재료 가격, 인건비 등의 상승에도 석도강판 판매 가격을 인상하기 어려운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메이커들이 제관 업체에 저가 중국산 석도강판 사용을 전제로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며 "원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석도사들이 적자를 감수하며 버티고 있어 무역위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중국의 저가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통상 보호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올해 중국산 후판과 열연강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산업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11월에는 중국산 컬러·도금강판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