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서 울린 승전보...‘12배’ 加 잠수함 사업은 내년 결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캐나다 방문 거론
캐나다 CPSP 사업, 최대 60조 규모
독일 TKMS와 맞붙는 한화오션
내년 상반기 공식 입찰 시작

▲지난 10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앞줄 왼쪽 세번째), 김민석 국무총리(앞줄 왼쪽 두번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앞줄 왼쪽 네번째) 등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장영실함에 올랐다.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에서 다연장 유도무기인 천무의 유도미사일을 추가로 공급하는 5조6000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성과가 계약 규모만 12배에 달하는 캐나다 잠수함 수주로도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군비청과 사거리 80km급 천무 유도미사일(CGR-080)을 공급하는 ‘3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폴란드 내에서 유도미사일을 생산·공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체결식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참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2년 폴란드 정부와 천무 발사대 및 유도미사일 수출을 위한 기본계약을 맺었다. 이후 같은 해 11월 약 5조 원 규모의 1차 실행계약, 2024년에는 약 2조 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하며 천무 발사대와 유도미사일을 폴란드에 공급해 왔다.

강 실장이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해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지난 10월에는 독일·폴란드·루마니아·노르웨이, 11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각각 특사 자격으로 방문해 방산 협력과 수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강 실장의 다음 행선지로 거론되는 곳은 캐나다다.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는 3000t(톤)급 디젤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유지보수정비(MRO)까지 합하면 60조 원 규모에 달한다. 한국이 이번 계약을 따내면 단일 방산 수출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된다. 한화오션은 앞서 폴란드 잠수함 사업 '오르카' 프로젝트에서 스웨덴 사브(SAAB)에 밀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때문에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 수주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 정부의 숏리스트(적격 후보)에는 한국과 독일이 최종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화오션은 '장보고-Ⅲ Batch-Ⅱ' 기반 수출형 3000t급 재래식 잠수함을,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는 'Type 212CD'를 제안 중이다. 한화오션은 제안한 잠수함이 이미 실전에 투입된 모델이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등 캐나다 정치인들이 지난 10월 거제사업장을 방문했을 때도 직접 승선을 했다는 데에서 자신감을 갖고 있다. 독일 TKMS이 제안한 모델은 현재 있는 모델이 아닌, 아직 설계도만 있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다만 독일은 캐나다와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안보 협력 측면에서 한화오션을 앞선다.

업계에서는 승자를 가를 핵심 요인은 절충교역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독일 정부는 최근 독일 해군에 1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전투관리체계(CMS)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핵심광물, LNG, 수소 분야의 정부간 협력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의 캐나다 내 전기차 공장 설립도 거론된다. 지난달 한국을 찾은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정부에 현대기아차그룹이 공장을 캐나다에 설립할 수 있는 방안을 요청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CPSP 사업은 내년 1분기 중 공식 입찰이 올라올 예정이다. 한국과 독일 양측이 제안서를 낸 이후, 내년 안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나올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