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곳곳에서 청년층의 해외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 높은 주거비와 취업난, 낮은 임금에 더해 연구·근로 환경에 대한 불신까지 겹치면서 단순한 해외 경험이 아닌 정착까지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영국 공영방송 B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영국에서 35세 이하 19만5000명이 해외로 이주했다. 집값 급등, 불안정한 일자리, 낮은 임금 수준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단기 체류가 아닌 영주권 취득과 현지 정착을 목표로 떠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제시됐다.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에서도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간한 이슈노트 '이공계 인재 해외유출 결정요인과 정책적 대응방향'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 중인 이공계 석·박사 인력 1916명 가운데 42.9%가 향후 3년 내 해외 이직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 72.4%, 30대 61.1%로 젊을수록 이탈 의향이 높았다.
보상 격차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연구원의 경우 국내 평균 연봉이 약 1억7000만 원 수준인 반면, 해외는 약 5억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응답자들은 금전적 요인 외에도 연구 생태계와 네트워크의 한계, 기회 부족, 성과 평가의 불투명성 등을 주요 불만으로 지적했다.
이에 각국은 인재 확보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유치 제도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바이오·반도체·인공지능 등 첨단 분야 인력을 끌어오기 위해 '탑티어(Top-Tier) 비자'와 '청년드림 비자'를 추진하고, 지역별 수요를 반영한 지역 맞춤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을 운영 중이다. 영국 역시 과학·기술·연구 분야 우수 인재가 별도의 취업 제안 없이도 장기 체류와 취업이 가능한 '글로벌 탤런트(Global Talent) 비자'를 운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