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불확실성 커 리스크 관리 중요해질 듯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 성공 첫 사례

임종룡 회장의 연임이 29일 사실상 확정되면서 우리금융그룹은 급변하는 금융 시장 환경을 헤쳐나갈 경영 연속성을 확보하게 됐다. 취임 이후 실적 개선과 비은행 부문 확장을 병행해 온 임 회장의 전략이 다시 한 번 신임을 얻은 만큼 우리금융의 종합금융그룹 체제 고도화와 생산적·포용 금융 확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날 임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하면서 “임 회장이 제시한 비전과 방향이 명확하고 구체적이었으며 경영승계계획에서 정한 우리금융그룹 리더상에 부합하고 내외부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점도 높이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 회장은 행정고시 24회 출신 관료로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금융 정책과 현장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2023년 3월 우리금융 회장에 취임한 이후 증권·보험 부문을 인수하며 지주 체질 개선을 주도해왔다.
임 회장 체제에서 우리금융의 실적은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였다. 우리금융은 2023년 2조5056억 원, 2024년 3조39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기준 2조8858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비은행 부문에서 굵직한 성과도 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증권 부문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21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중장기적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초대형 투자은행 도약을 목표로 영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에 인수하며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하기도 했다. 양 보험사를 합쳐 자산 규모 기준 업계 5위 수준의 생명보험사를 보유하게 된 셈이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비중도 2022년 16.1%에서 올해 3분기 기준 약 18%로 확대됐다.
재무 건전성 역시 개선됐다.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지난해 11.95%에서 올해 3분기 12.92%로 상승했다. 인수합병에 따른 자본 부담 속에서도 자본 여력을 끌어올리며 성장과 안정의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다.
임종룡 2기 체제의 핵심 과제는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를 통한 종합금융그룹 시너지 창출이다. 증권·보험·은행 간 협업을 통해 고객 기반을 넓히고 그룹 차원의 자본 효율성과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특히 은행 의존도가 높은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비은행 부문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전략의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 기조에 맞춘 지배구조 개선과 생산적·포용 금융 확대도 중요한 과제다. 우리금융은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총 80조 원을 투입해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강화를 추진한다. 이 가운데 73조 원은 생산적 금융, 7조 원은 포용금융에 각각 배정했다. 국민성장펀드 출자 등 민관 협력도 병행하고 있다. 임 회장이 직접 브리핑을 통해 생산적ㆍ포용 금융 강화가 그룹 차원의 핵심 전략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에도 고강도 대출 규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환율 변동성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임 회장이 1기에서 보여준 관리 중심의 리스크 대응 기조가 2기 체제에서도 이어질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