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달러 '투자 광풍'…개인투자자들 역대급 쓸어 담았다

입력 2025-12-2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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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골드·실버바 판매액 ‘사상 최대’
달러예금 4년 만에 최고…환전 수요 동반 확대
금·은·달러 쏠림 이후 ‘분산·조정’ 필요성 분석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금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금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금·은·달러 등 안전자산을 대규모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산 가격 전반이 오르자 현금을 보유하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투자 자금이 주식, 부동산 등 특정 자산에 머물기보다 여러 자산으로 나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골드바 판매액은 이달 24일 기준 6779억74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를 시작한 202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지난해 판매액(1654억4200만 원)의 네 배를 웃도는 규모다. 연간 판매량을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크게 넘어선 셈이다.

판매 중량 기준으로도 기록이 새로 쓰였다. 판매 중량을 공개하지 않는 NH농협을 제외한 4대 은행에서 올해 판매된 골드바는 총 3745㎏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7배 늘어난 수치로 은행권 골드바 판매가 본격적으로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실물 금에 대한 개인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했음을 보여준다.

금과 함께 은 가격도 강세를 보이면서 실버바 수요 역시 빠르게 늘었다. 실버바를 취급하지 않는 하나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의 올해 실버바 판매액은 306억8000만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판매액(7억9900만 원)과 비교하면 38배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거래 규모가 작았던 실버바 시장에서 이례적인 증가 폭이 나타난 것이다.

금을 예금처럼 보유하는 골드뱅킹(금통장) 상품도 잔액과 계좌 수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상품 잔액은 24일 기준 1조2979억 원으로 집계됐다. 계좌 수는 18만7859개로 해당 상품이 출시된 2003년 이후 가장 많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잔액은 2.4배 늘었고 계좌 수는 14% 증가했다.

달러에 대한 개인 투자 수요도 확대됐다. 원·달러 환율이 연중 대부분 기간 1400원대를 웃돌자 개인 달러예금은 대체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5대 은행의 개인 달러예금 잔액은 127억3000만 달러로 집계돼 2021년 말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기 환전 수요도 급증했다. 이달 24일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이후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30원 넘게 급락하자 일부 시중은행 영업점에서는 100달러 지폐가 소진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같은 날 주요 은행들의 환전(원화→달러) 건수와 금액은 전날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새해 금·은·달러에 대한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올해 가격 급등 이후 변동성이 커진 만큼 단기 수익을 노린 공격적인 매수보다는 자산 배분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달러도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목적의 매입에는 부담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은·달러는 단기 수익보다는 기존 자산을 보완하는 분산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새해에는 채권이나 주식 등으로 투자 대상이 옮겨가는 흐름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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