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쏠림·누적 손해율 부담, 2년째 실손보험료 7%대 인상 불렀다

입력 2025-12-2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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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위험손해율 119%…상위 9%에 보험금 80% 집중
정부, 관리급여·5세대로 구조 손질⋯“본인부담률 높여야”

(챗 GPT)
(챗 GPT)

실손보험료가 2년 연속 7%대를 넘는 인상률을 기록하며 가계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보험료 인상이 이어진 것은 비급여 진료 쏠림과 누적 손해율 악화가 구조적 배경으로 지목된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전날 2026년 실손의료보험 전체 인상률 평균이 약 7.8% 수준으로 산출됐다고 밝혔다. 2025년 평균 7.5% 인상된 데 이어 2년 연속 평균 7%대 인상률이 적용됐다. 최근 5년간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연평균 9%대에 달한다. 세대별로 보면 △1세대는 평균 3%대 △2세대는 평균 5%대 △3세대는 평균 16%대 △4세대는 평균 20%대의 인상률이 적용될 예정이다.

보험사들은 도수치료를 비롯한 비급여 진료가 급증하면서 보험금 지급액이 빠르게 늘었고 현재 보험료 수준으로는 손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는 비급여 과잉 진료에 따른 구조적 보험금 누수가 지목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실손의료보험의 위험손실액은 2019년 2조8000억 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2조~3조 원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1~4세대 합산 실손의료보험 위험손해율은 119.3%로, 보험료 수입보다 보험금 지급이 더 많은 구조가 고착화된 상태다.

보험금 지급이 줄지 않는 배경에는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비급여 주사 치료 등 일부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지급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있다. 국내 5개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8조48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특히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등 비급여 물리치료가 집중된 정형외과를 중심으로 보험금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올해 9월까지 정형외과에서 발생한 실손보험금은 1조8906억 원으로 전체의 22.3%를 차지했고, 지급 보험금 중 비급여 비중은 70.4%에 달했다. 이는 전체 진료과 평균(57.1%)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소수 가입자에게 보험금이 집중되는 구조 역시 보험료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4월 ‘실손보험 보험금 및 보험료 현황’을 통해 전체 가입자의 65%는 보험금 지급 없이 보험료만 납부하는 반면, 상위 9%의 가입자가 전체 보험금의 약 80%를 수령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대응해 비급여 관리 강화와 실손보험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10일 도수치료와 방사선온열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을 관리급여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비급여 항목을 관리급여로 전환해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진료비와 급여 기준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관리급여로 지정되면 해당 항목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은 최고 95%까지 적용된다.

이와 함께 비급여 보장을 축소하고 자기부담을 강화한 5세대 실손보험 출시, 손해율이 높은 1·2세대 실손보험의 재매입·전환 유도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손보험의 이용 구조 자체를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관리급여의 기본 목적은 보험금 절감이라기보다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억제하는 데 있다”며 “본인부담을 높여 의료 이용을 자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실손보험이 의료 이용을 오히려 부추기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료를 납부한 만큼 의료 서비스를 이용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필요성이 크지 않은 진료까지 이어지고 이 과정이 반복되며 보험료 인상으로 되돌아오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전국민 건강보험 체계를 갖춘 공보험 국가에서는 실손보험이 불필요한 영역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의료 정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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